일러스트/그림접시2020딸아이 키가 내 눈썹 위로 따라왔다.
얼굴이 한두 개 여드름처럼 올라오고 있다.
올 곳이 오는가 보다.
앞서 키운 이들로부터 누누이 이야기도 들었고 사춘기 아이들 대하는 자세에 대해
책으로도 영화로도 봤다. 그럼 모하나?
우리 아이도 나도 60 억 지구에 유일무이해서 결국은 우리 둘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
내가 앞서 살아서
어른처럼 행동해야지 했는데 어쩔 땐 내가 더 유치하고 더 속상해한다.
잘하려 애쓴 탓에 똑바로 서지 못하고 오히려 비틀거린다.
딸과 나 사이는 좀 더 멀어지고 망했다고 생각하니
아이를 더 가만두지 않으려 했다.
아침부터 큰딸이 떡꼬치 먹고 싶다 해서 떡 사다
구어 주니 떡이 덜 바삭하다한다.
'이놈의 지지배 네가 해먹어!' 할까 하다
알겠다 좀 더 구워주마 했다.
주저리주저리 잔소리가 한 움큼 나오려는 것을
잘 닫아 두었다.
맛난 떡꼬치를 먹으니 순해진 딸이 신나게 학원 간다.
쉽사리 잘 열리는 뚜껑을 갖고 있는 나에게 필요한 건
단단한 마음과 그럴 수 있다는 의연함, 그리고 몸에 좋은 거 말고 먹고 싶다는 걸 해주는 것.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