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그림접시2020
내가 엄마임을 뼈저리게 일깨워 주는 이가 이 세상에 꼭 한 명을 꼽으라 하면 우리 아들이다.
배고프다고, 힘들다고, 보던 책 어딨냐고, 오늘 반찬 뭐냐고, 레고 조각 안 빠진다고, 친구가 전화를 안 받는다고, 구석에 둔 사탕이 없어졌다고.. 하루 평균 서른일곱 번쯤 나를 찾는다.
큰 딸보다 아들이 손이 많이 가서 힘들다고 딸만 키우는 동생에게 하소연을 했더니 ' 같이 놀 친구도 없고 친척동생들도 거의 딸들이나 혼자 너무 심심할 거야. 언니가 힘들 테지만 이해해줘.'
동생은 살갑게 둘째가 사달라는 걸 나 몰래 잘 사주고 간다. 어제는 심심해와 한 몸이 된 우리 둘째에게
야전 식량을 사다 주고 갔다
군인 아저씨들이 훈련할 때 먹는 밥이라며 주니 신문물에 급 호감을 보였다. 비장한 눈빛으로 야전 식량을 밥 한 톨 안 남기고 깨끗이 다 먹었다.
미숙아로 갑자기 태어났을 때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좋겠다 생각했다.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게 자라주니 공부도 잘하고 엄마 말 잘 듣고, 인사 잘하고 칭찬받는 아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매일 붙어 있어 지겨워 어서 커서 군대라도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씩 한다.
진짜 입영통지서 받으면 걱정되고 안타깝다며
눈물을 찍어낼지도 모른다. 그때 가서 후회 말고 지금 내 옆에 있는 둘째가 주는 사랑 줄 때 받자고 나를 설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