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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꺼실이 Sep 17. 2020

동생의 심폐소생술로 살아나 이사장을 지내시는 분

시골에 살아 행복한 의사 이야기

     

 안성시(당시 안성군) 고삼면에서 주말진료를 하던 시절은 의료시설 자체가 너무나 빈약하고 병원 문턱이 높아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병원 갈 생각도 못하고 살고 있었다. 혈압이 높은 줄도 모르는 분들, 암이 진행되어도 모르고 있다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알게 되는 분들도 있었고 조금 다친 것쯤은 거의 방치했다.  

     

 치료도 하고 투약도 했지만 가가호호 방문을 하여 혈압, 당뇨를 체크하고 위험 요인들을 파악, 마을 전체 가정의 구성원까지 의무기록을 작성했다. 여성을 중심으로 혈압 재는 법, 혈당을 체크하는 법, 그리고 해열제 등의 사용법, 간단한 응급처치 등을 알려드려 마을 건강 요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구와 약들을 챙겨드렸다. 후원받은 약품을 가지고 가서 빈 집의 방안에 약장을 마련했다. 몇 번에 걸쳐 건강강좌도 하였다.

     

 당시 청년회원이던 박중만 씨는 약장에 있던  약들의 이름과 용도를 모조리 기억했다. 이 분에게 교육의 기회가 주어졌다면 나보다 훌륭한 의사가 되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분은 10년쯤 지난 어느 날, 본인의 형이 경운기 사고로 논두렁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여 형을 살려내었다. 건강 강좌 중 심폐소생술 교육이 있었는데 언젠가 필요할 것 같아 잘 익혀두었었다 한다. 그렇게 해서 살아난 형 박중기 씨는 2020년 현재 안성의료협동조합의 이사장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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