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는 내 집 내 점포 앞에 배출합니다
일반 지역 18:00~24:00 가로 지역 22:00~다음날 01:00
현관에 앉아 이런 글 따위를 읽을 만큼
남는 기력과 시간이 있습니다
시장에 나가 과일 박쥐를 사 먹지 않아도 되고
집 근처 원자로가 있어 터질 위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구정물 안에 들어가 힘차게 그물을 당기지 않아도 되고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을 옷에 닦아 먹지 않아도 되고
굶는 걱정보다 살이 찔까 걱정이 되고
직장에 나가기 싫어 아침마다 늦잠을 자게 되고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디 갈까 고민하고
잔뜩 쌓인 옷들 중 무엇을 버릴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나를 아무도 모르는 바다에 살고 싶지만
걱정이 앞서 선뜻하지 못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세상에 불평만 늘어놓고 사라지고 싶지만
세상의 보복이 두려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미약하게 그나마 이룬 것들을 잃을까 아까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잘 지내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