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관계 사이

by 아라

단체나 회사는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일하는 '일 조직'이다.


회사는 자신의 유형, 무형의 상품을 판매하여 이윤을 높이는 것이 목표이다.

나이키나 애플 같은 회사가 브랜딩을 하고 고유의 어떤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도

결국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것이 눈 앞의 작은 이익보다 장기적인 더 큰 이익일 수 있다.

장기적인 회사의 이미지 구축이나 이미지 브랜딩은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비영리단체는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공감을 얻고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와 마찬가지로 브랜딩을 하고자 하고 고유한 역할과 이미지를 추구한다.


그런데 회사든 단체든 일은 사람이 한다.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

회사나 단체 운영에 있어서 구성원 한 명 한 명은 매우 소중하다.


조직에서 사람이 중요한 이유는

그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결국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 실현되거나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신이 구성원들에게 깊이 내재되어 있는 조직은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구성원들의 친밀함과 좋은 관계, 그리고 신뢰가 있는 조직 문화는 조직의 존재 이유와 존재 목적을 실현해 나가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친목을 다지는 것이 조직의 존재 목표는 아니다.


이것을 헷갈리면 안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그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거나 자신의 일이나 역할에 어떤 이익을 얻고자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도 본질에서는 벗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치를 추구하는 비영리단체에 속해 있는 나는 사적 친밀감만이 넘치는 관계나 건조하게 일로만 만나는 관계 모두를 뛰어 넘는 관계로서,

'동지적 관계'를 종종 생각한다.


'동지'란 목적이나 뜻이 같은 것 또는 뜻을 함께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뜻을 함께 하는 조직 안에서 추구하는 관계는

나에게는 말하자면 '동지적 관계'에 가깝다.


20대에 나와 나의 동지들이

일제시대 독립 투사라도 된 듯한 상상을 종종 하곤 했던 그 비장함을 잠시 빌려오면,

그것은 서로의 삶을 책임지는 관계였다.

예를 들어 그가 아이를 남기고 세상을 먼저 뜬다면 나는 그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여겼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에게 이런 것까지 요구하는 관계는 실제로는 없다. ㅎㅎㅎ 그래서 '동지적 관계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과 관계 맺는 부분에 대한 나의 마음과 뜻이 이렇다는 것이다. ㅎㅎ


이것은 단순한 사적 친밀감이 넘치는 관계를 뛰어 넘는 관계다.

이것은 보통의 회사와 같은 일 조직에서 건조하게 일로만 만나는 관계를 뛰어 넘는 관계다.


또 '사람'이라는 존재가 그의 삶 전체를 의미한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있었던 이후로는 사람이 참 귀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언제든 그를 만나는 동안에는 그에게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마음을 다해 정성을 다해 에너지를 집중해 만나고자 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일로만 만나는 건조한 관계가 될 수는 없다.


다만, 그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는 상관하지 않는다. 그건 그에게 속한 그의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과 상관 없이 나는 나의 태도를 정할 뿐이다.


지금 소속되어 있는 비영리 단체는 오래된 조직이다.

늘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해 온 오래된 동지적 관계를 맺은 분들이 계시고

나는 오래 되지 않은 구성원이지만

그 마음을 배우고 그런 관계를 맺어가고자 노력 중이다.


다만 그것이 그저 사적으로 친밀해지겠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조직은 비영리 조직으로서 가치를 추구한다.

그 가치에 맞는 일을 해 나가는 조직이고,

그 일을 함께 할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며,

나름의 체계와 문화를 갖춘 일 조직이다.


오히려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최우선에 두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공적으로 불필요한 말, 일에서 얻은 정보나 비밀 등을 사적으로 전달한다면 안 될 일이다.

중요한 결정은 공적 기준으로 행해져야 하지, 사적 관계가 우선되면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사적 친밀감이 긍정적으로 기능한다면 너무 좋은 일이다.

사람 간의 친밀감과 편안함이 일 조직을 원활하게 움직이게 하고

조직의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일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면 너무 좋은 일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일 조직에 있어서 중요하다.

하지만 '관계'는 뜻을 함께 하는 이들과 맺는 동지적 관계이지,

사적 친밀감과 동의어는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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