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막내가 엄마에게 배우고 싶은 첫 번째 요리
된장찌개
칼칼함과 부드러움의 공존
어느 날 초등학생 막내에게 엄마에게 배우고 싶은 요리가 뭔지 10개만 써보라고 했어.
맨 위 1번에
칼칼 된장찌개
라고 썼더군.
열한 살짜리가 벌써 칼칼한 맛을 좋아해.
이상하게 이렇게 저렇게 끓여도 된장찌개가 밍밍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어.
주로 아이들을 생각해서 순하게 된장만 넣고 끓일 때가 많았거든.
두 가지로 해결할 수 있어.
조미료와 청양고추.
조미료를 넣으면 파는 된장찌개 맛.
청양고추를 넣으면 칼칼한 맛.
그중 엄마는 건강을 좀 더 생각하고 아빠가 좋아하는 청양고추를 선택했지.
그랬더니 의외로 초등학생인 막내도 밍밍하지 않다며 잘 먹는 거야.
그리고 조미료 맛을 대신해서 표고버섯 가루를 넣어봤더니 맛이 나더라.
육수를 끓일 때 청양고추를 넣어서 칼칼한 맛을 내고 그 육수로 된장찌개를 끓이면 쉬워.
재료들 넣고 다 끓었을 때
먹기 바로 전에 청양고추를 조금 더 넣는 게 칼칼한 맛이 잘 나고.
아마도 된장찌개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다 순해서 약간의 칼칼함이 입맛을 돋우는 것 같아.
할머니는 고추장과 고춧가루, 된장을 같이 넣어.
그럼 예스럽고 진한 맛이 나는 시골 할머니 된장찌개 맛.
가끔 할아버지 댁 된장찌개라고 큰아이가 좋아하는 맛.
이건 조금 국물을 진하게 끓인다는 느낌으로 고추장을 반 숟갈 정도 넣어주는 거야.
간은 된장으로 맞추거나 국간장으로 맞추는 거야.
좀 더 토속적인 진한 맛이 나지.
너희들은 칼칼한 된장찌개에 꼭 부드러운 찌개 두부를 넣어 달라고 했어.
꼭 부드러워야 한다며 두부를 까다롭게 골랐지.
엄마는 집된장으로만 찌개를 끓였는데, 인터넷 찾아보니 사는 된장과 섞어서 끓이면 맛있다고들 하더라.
아마도 조미료 맛이 살짝 첨가되어 있어서인 거 같아.
가끔 된장찌개를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맛이 나질 않거나
갈빗집에서 해주는 된장찌개가 너무 먹거나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직후라면
된장찌개에 다시다를 넣으라는 이모의 충고가 있었지.
그럼 모두가 아는 갈빗집 된장찌개 맛이 난다네.
엄마는 단추 모양 천연 조미료 가루를 사서 가끔 쓰기도 해.
이것저것 아무것도 없을 땐 이걸 한두알 넣고 끓여봐.
표고버섯 가루를 양념 선반에 두고 그걸 넣어도 비슷한 감칠맛이 나는 거 같아.
고기 맛이 좋으면 마지막에 차돌을 넣어서 차돌 된장찌개로
고기 맛이 싫으면 육수 팩 하나 넣고 끓이고
어느 날은 된장만 넣어서 끓이고
어느 날은 된장에 고춧가루
어느 날은 된장에 고추장에 고춧가루
어느 날은 국간장으로 소금으로 된장으로 간을 맞추어 봐
각각 다른 맛이 나
가끔은 무도 넣고 감자도 넣고
어느 날은 딱 호박이랑 두부만 넣고 끓이기도 해.
그때그때 먹고 싶은 게 다르고 넣는 재료에 따라 맛이 다르니
된장찌개가 왜 질리지 않는 반찬인지 알겠다.
막내가 왜 배우고 싶은 1번 요리로 정할만하지.
집된장이 없으면 이런 저런 된장 사먹다가
어느날 담아볼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된장을 만들 수 있을 때겠지.
아마도 그 땐 엄마가 없지 싶다. 엄마도 그랬으니까. 엄마가 할머니 돌아가신 후에 처음 담아봤는데 의외로 쉽게 할 수 있다는 할머니 말씀이 맞더라. 이것도 곧 정리해 놓을게.
된장찌개 끓이기
1. 육수에 된장 한 숟갈 넣고(고기육수, 멸치육수, 그냥 물 중 선택)
2. 감자, 호박, 버섯, 양파 넣고 끓이다 두부, 파, 마늘
3. 고춧가루 살짝, 청양고추 넣고 천연조미료나 표고가루 넣고
4. 소금이나 국간장, 된장 중 선택해서 간 맞추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