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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단 Aug 14. 2022

캐나다 주유소에서 휘발유,게솔린, 게스, 레귤러?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EI) 샬럿타운에서 만난 유일한 한국인 김치&스시 사장님은, 이곳 렌트카가 정말 비싸다고 말했다. PEI로 출발하기 6개월 전쯤에 샬럿타운 에어비엔비 숙소를 예약하면서, 렌트카 정보를 물어보았다. 호스트의 대답은 이랬다. "... 어디가 되었든 가능한 곳이 있다면 빠르게 예약하세요. 섬 내에 렌트카 업체가 몇 곳 없습니다." 


실제로 PEI에서 차량 하루 이용 요금은, 숙박 하루 이용 요금에 맞먹었다. 원래는 4주 내내 렌트하고 싶었지만 비용이 한 달 숙박요금과 비슷했다. 그래서 샬럿타운에서는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이용하고, 캐번디쉬에서만 렌트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열흘 정도 이용하는데, 이백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했다. 


샬럿타운 공항에는 네 곳 정도의 렌트카 업체가 있다. 한 곳에 모여있기도 하고, 샬럿타운 공항 자체가 매우 작아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내가 미리 예약한 곳은 허츠 렌트카였는데, 현대차가 있길래 그래도 한국차가 운전하기 편할 듯해서 예약해두었다. 하지만 역시나 배정받은 차는 전혀 다른 기종이었다. 도요타의 SUV였는데 다행히 편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샬롯타운에서 캐번디쉬까지의 첫 운전을 무사히 완수하고, 캐번디쉬에서는 매일같이 렌트카를 타고 다녔다. 운전을 하는 동안 버스를 본 적이 없으니, 이곳에는 대중교통이 있다 해도 매우 드물게 운행할 것 같다. 렌트카를 선택한 것은 무척 잘한 선택이었다. 


도요타 SUV 차량에는 연료가 풀로 채워져 있었다. 연료 계기판은 총 4칸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한 칸이 줄어들자 주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료를 주입하라는 표시가 그 위에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F와 E사이에 있는 주유소 표시, 가운데 있어야하는 거 아닌가? 공간이 없어서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건가? 어쨌든 주유를 하기로 결심했다!


캐나다 주유소가 대부분 셀프 주유라는 건 알고 있었다. 계기판의 주유소 그림 옆에 세모 표시가 왼쪽에 있으니 주유구는 왼쪽에 있을터였다. 그런데 주유구를 여는 버튼은 어디 있을까? 한국에서 내 차의 주유구 버튼은 운전석 아래쪽에 있었다. 그런데 이 차에는 없다. 어디 있을까? 눈에 보이는 계기판을 모두 살펴보아도 찾을 수 없었다. 


버튼은 어디엔가는 분명히 있을 터, 찾으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렌트카에 들어가는 연료의 유형이 무엇인지였다. 렌트할때 받은 영수증 두 장을 살펴보았지만, 그에 대한 정보가 없다. 인터넷으로 차량 모델을 검색해보니 게솔린과 하이브리드로 나온다. 이 차는 하이브리드는 아니니, 게솔린인가? 다른 유형의 연료를 주입하면 큰일이다.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나는 이메일로 허츠 렌트카에 문의를 했다. 전화가 빠르겠지만 며칠 전 일이 있어서 전화해본 결과, 샬럿타운 지점에 곧장 연결되는 번호가 아니었다. 프레스 1, 프레스 2... 하며 빙빙 돌게 되는 전화이다. 마침 곧장 연결되는 이메일 주소를 알게 되어서 그쪽으로 문의를 했다. "내가 렌트한 차량에는 가솔린을 사용하나요? 아니면 디젤을 사용하나요?"


"gas"

짧은 한 단어 답장이 왔다. 게스? 게솔린인가? 한국에서 가스 충전소는 LPG차량 충전소가 아니던가. 설마 그 가스는 아니겠지? 인터넷 영어사전으로 검색을 해본다. gas는 휘발유라고 나온다. 그러면 게솔린이구나! 하고 안심하려는 찰나, 바로 옆에 표기된 단어가 거슬렸다. 네이버 영어사전에는 'petrol(gasoline, gas) 명사 휘발유(->diesel)' 이라고 나와 있었다. 디젤? 저 화살표의 의미는 무엇이지? 반대를 의미하는 양쪽 화살표도 아니었다. 다른 단어의 용례를 살펴보니 예시를 의미하는 듯했다. 게스, 가솔린, 디젤? 헷갈리기 시작했다. 


"당신이 말한 'gas'라는 단어는, 게솔린인가요?"

나는 허츠 렌트카 이메일로 다시 문의를 했다. 이러한 확인을 하는 사이에 첫번째로 들린 주유소에서는 아이들 먹을거리만 사고 그냥 지나쳐야 했으며, 연료 계기판은 어느새 두 칸이 줄어들고 있었다. 


"gasolin"

이번에도 짧은 단어의 답장이 도착했다. 그래, 가솔린인거야. 가솔린, 가솔린. 나는 이 단어를 되내이며 곱씹었다. 뭔가 안심이 되면서도 여전히 의심스러운 마음을 가라앉치기 위해서. 이메일을 주고 받는 동안 차량 운전석 계기판 아래쪽에서 주유구 입구를 여는 버튼도 찾아냈다. 이제 주유를 할 준비가 완벽한 듯 보였다!


레귤러(regula)와 디젤(diesel), 두번째로 찾아간 주유소에서 두 단어가 나란히 적혀있는 걸 보았다. 게솔린이라는 단어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캐나다에는 게솔린 주유소와 디젤 주유소가 따로 있는걸까? 또다시 헷갈리기 시작했다. 


두번째 주유소를 그냥 지나치고 아이들과 향한 곳은 컨페더레이션 브리지를 볼 수 있는 마린 레일 공원이었다. 샬럿타운 안내소, 캐번디쉬 안내소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난 안내소가 그곳에 있었다. 나는 안내소를 무척 좋아한다. 정보를 담은 책자를 얻을 수 있고, 무엇보다 그곳은 관광객을 위한 곳이 아니던가. 어떤 질문도 허용되는 친절한 분위기가 고마운 곳이다. 


"혹시 캐나다에는 게솔린 주유소와 디젤 주유소가 다른가요? 저의 차에 게솔린을 주유해야하는데, 주유소를 찾지 못했어요." 안내소 데스크에 찾아가 질문을 했다. 그분 말로는 바로 옆에 주유소가 있다고 했다. 아까 지나치며 역시 레귤러와 디젤이라고 적힌 걸 보았던 주유소다. 나는 다시 질문했다. "혹시 레귤러가 게솔린하고 같은 건가요?" 맞단다! 캐나다 차는 일반적으로 게솔린을 넣고, 레귤러가 게솔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의 차가 게솔린인지 디젤인지 확인하란다. 


레귤러가 게솔린이었구나! 정확히 말하면 게솔린의 등급이 레귤러라는 표기였다. 안내소 직원이 말한 주유소에는 총4개의 구분이 있었다. 레귤러(regula), 엑스트라(extra), 슈프림(supreme), 그리고 디젤(diesel). 앞의 세 가지는 모두 휘발유, 즉 게솔린의 등급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아서, 앞쪽에서 주유하고 있던 외국인에게 재차 확인했다. "여기 레귤러가 게솔린인가요?" "네, 맞아요." 대답을 듣고 나서야 셀프 주유를 시작했다. 주유소까지 도달하기 위해 신경쓴 일이 많아서인지 셀프 주유를 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


캐나다 여행을 오기 전, 주유소 관련 글에서 등급이 있다는 걸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게 게솔린 등급이라는 걸 몰랐다. 캐나다 주유소 이용에 대해 정리해보겠다. 우리나라처럼 게솔린(gasolin, 휘발유)와 디젤(diesel, 경유)를 한 곳 주유소에서 취급한다. 리터당 가격은 구글 지도나 네비게이션에서 주유소(gas station)으로 검색하면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찾았던 두 곳은 가격차이가 없었다. 


렌트를 할 때, 게솔린인지 디젤인지를 꼭 확인해야한다. 대부분의 승용차는 모두 게솔린을 사용할 것이고, 트럭은 디젤을 사용할 것이다. 너무 당연해서 말해주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확인을 한 번 하는게 좋겠다. 게솔린인 경우 레귤러부터 시작해서 1-4등급으로 나누어져 있고, 이는 주유소마다 다르다. 


캐나다 주유소는 셀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셀프 주유 과정은 한국과 비슷하다. 신용카드를 넣고, 주유 용량을 선택하고, 주유를 하고, 영수증을 받는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고, 게솔린 등급의 버튼을 선택해서 눌러야 한다. 선택한 용량이 모두 차에 주유되지 않는 경우에는 가게 안쪽 직원에게 영수증을 들고 가서 말하면 잔돈을 환불해준다는 정보를 읽은 적이 있는데,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았다. 


내가 다녀 본 캐나다 PEI의 주유소 세 곳은, 모두 큰 편의점이 같이 있었다. 어떤 곳은 팀홀튼 매장이 함께 있기도 했다.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샌드위치와 커피, 아이들 간식을 구매할 수 있었고, 화장실 용무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간단한 셀프 세차가 가능하다. 주유소 기기 바로 옆에 밀대와 페이퍼타올이 준비되어 있다. 두 아이가 밀대로 렌트카를 닦기 시작한다. 나는 페이퍼타올을 뜯어와 밀대가 지나가고 남긴 물기를 닦는다. 어찌나 재밌게 밀대 걸레질을 하는지 겨우 말리고 차에 올라탔다. 얘들아, 한국에 가서 엄마 차도 이렇게 닦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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