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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허투루 Jun 12. 2024

삼가 고인의 명복을. . . . . .

어떤 죽음은 무언가의 시작!


그러니까

2024년 5월 24일 토요일, 날은 좋고 한가하다 못해 지루하고 심심한 날이었다.

오랜 은둔을 깨고 싶은 푸르른 늦봄.

혼자 보내기 아까워 시간이 될만한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모두 파토났다.

안 그래도 친구 없는데, 더 없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쓸쓸해졌다.

점심을 고구마로 달래고 흰 우유로 이 사이에 낀 섬유질을 목구멍 아래로 쏟아 내릴 때쯤.

부고 소식이 날아왔다.

‘부고’라는 특징처럼 매우 정갈하고 차분한 문장에 순간 부고의 대상이 그가 맞는지 의심했고, 믿을 수 없어 몇 번이나 문자메시지를 읽었다.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어김없이 사실이란 소식에 서둘러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장례식장 영정사진으로 마주한 그는 며칠 전에 본 얼굴보다 젊어져 있었지만, 틀림없는 그였다.

이상했다.

그동안 장례를 경험해보지 않은 것도 아닌데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무겁고 갑갑했다.

왠지 앞으로 내 생이 많이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이 강력하게 다가왔다.

그는 그만큼 내게 영향력이 큰 존재였고, 전국을 뒤져봐도 없을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 인격자였다.

그와 내가 얼마나 각별하지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만,

어떤 문장으로 설명을 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하지만 하나는 알 것 같다.  

그가 얼마나 내게 중요한 사람인지를 마주할 남은 나의 시간은,

매우 그립고 몹시 아플 것 같다.

.

.

나이 먹으면서 느는 게 담배 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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