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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데

고달프다 . . .

by 지음 허투루

저녁으로 김밥을 골랐다.

한줄로 모자를 것 같아 하나 더 사서 반줄이나 먹었을까!

배부른 채로 하나 두개 더 먹었더니, 얹히고 말았다.

그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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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스스로 ‘못났다’, ‘찌질하다’ 느끼는 순간이 있다.

(없으면 말고.)

그런 사건들과 후회 앞에서 때로는 남 탓을 하며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지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비방과 욕설, 혹은 자해 같은 파괴적 반응을 하기도 한다.

모든 행위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며 “불가피했다”고 외면해 버린 순간부터, 불쑥불쑥 자괴감이 치밀어 오른다.

그렇게 치밀어 오른 자괴감을 떨쳐 내려는 몸부림엔 꽤나 빡센 정신노동이 따른다.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몸을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가만히 멍 때리고 있으면 무엇에 관한 자책인지도 모를 감정이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소파에서 등을 떼게 하는 무시무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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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질하면 생이 고달프다.

우울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

#노인을위한나라는없다 #안톤휘거 #하비에르바르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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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