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을 위하여 크로아티아 (후편)

by 지수


이런 일도 있었다.

수도 자그레브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민이 착각했다.


자신의 실수니 이번 버스비는 내가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알겠다고 하였다.

민이 초조히 다음 버스를 알아보았다.


바다에 선착한 하얗고 눈부신 배들이 보였다.

스플리트에 도착했을 때 처음 보았고

흐바르 섬으로 들어갈 때 경험하였다.

곳곳에 있었던 우리를 되짚어 볼 시간이 생겨 좋았다.


다만 민이 지겠다는 책임에 내가 안도하였다는 사실은 나빴다.

내 민에게 달달한 케이크를 선물하리..







촉박하지만 부다페스트행 버스로 갈아탈 때까지

자그레브 시내 한 바퀴를 빠르게 돌 시간은 있었다.


민이 찾아본 레고 성당으로 안내했다. 공사 중이었다.

그 웅장하다는 자그레브 대성당 또한 공사 중이었다.

허기가 졌다.


정말 맛있는 걸 먹고 싶었다.

대성당 앞 뜨뜻한 분수대에 앉아 맛집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 갈래? 라자냐가 미친 맛이래.

오 맛있겠다. 이것만 하나 얼른 나눠먹고 갈래?

아 좋다 좋다. 가서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고 빨리 달라고 해보자.



언제 나와?

나온다 나온다. 우리 8분 동안 먹고 나가서 트램 타야 해.

아 충분해 충분해.


..?! 이렇게 맛있다고?

우리 택시 탈래? 3분 더 빨리 도착해.

ㅋㅋㅋㅋ?! 그래. 트램 애매하긴 해.

좋아 그럼 좀만 더 먹자.

먹어 먹어.



택시를 탔다.

도착예상시간은 분명 안정권이었다.

한국에서 왔어요?

운전석에서 한국말이 들렸다.

오?! 네 저희 한국인!

나 한국에 여행 갔었어요. 롯데타워ㄹ?! 한국 사람들 친절해요.

아 대박. 나이스 투 밋츄! 그런데 조금 빨리 가능해요?

나는 다리를 떨며 보조석까지 얼굴을 내밀었고 민은 구글맵을 봤다.


택시기사는 민이 요청한 위치로 가고 있지 않았다.

좌회전을 하지 않았다.

유턴을 하지 않았다.

더 가야 하는데 멈췄다.

이 사람의 여유로움에 화가 났지만

한국사람은 친절하다는 그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


다 왔어요 터미널!

여기 아니지 않아?

노노! 여기 아니에요!! 좀 더!! 롸잇 대얼! 대얼!!

민은 긴장이 오면 입술을 떤다. 이때도 그랬다.

저 앞에서 버스가 출발하는 걸 보았다.


민아, 우리 그냥 여기서 내리자.

민의 손을 잡고 내렸다.

트렁크의 캐리어를 꺼냈다.

나 버스 떠나는 거 본 것 같아.

저기 저 보라색 버스 우리 버스인 듯.

여긴 어디야?

몰라 여기 기차역인데?

어쩌냐..

다음 버스 알아볼게..

민이 초조히 다음 버스를 알아보았다.



터미널 안 의자를 찾아 앉았다.

나는 사진첩을 정리했고 민은 택시 앱에 보상을 요구하는 글을 썼다.

날아 들어온 참새를 구경했다.


라자냐 맛있었는데.

진짜 맛있더라.

생각날 듯.

나도 생각날 듯.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만 같던 자그레브에 라자냐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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