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가우도 일주(‘24.11.00(목)
내게 가우도는 곽 장학사님의 추억이 있다.
첫 임지였던 남쪽 바닷가 교육청에 근무할 때 그 전에 매스컴을 통해 알고 있었던 분이 부임해 오셨다. 제28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밀물과 썰물에 관한 우리들의 관찰>이라는 주제로 대통령상을 받은 강진 가우도 분교의 지도교사가 장학사로 온 것이다. 그런 분과 동료로서 지내는 게 신기해서 자랑했는데 훗날 그분은 강진 교육장과 완도 교육장을 역임하셨다는 보도를 접하고 반가웠다.
가우도 일주를 계획한 날 아침, 숙소의 어르신은 그분을 잘 알고 계셨다. 아주 반가워하셨을 텐데 아쉽다고 하셨다. 강진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하시면서 지역의 유지로 존경을 받았다고 하며 가우도 분교의 학교터를 일러주셨다.
바닷길을 따라 섬 앞에 도착해 차를 주차한 후 다산 다리를 건너 가우도에 들어섰다. 섬으로 가는 길이 이리 간단한 행로인데 그 당시에는 학생이 6명뿐인 섬 분교이고 들고 나는 길이 열악해서 벽지 점수의 대상이었다니 당시를 상상해본다. 섬을 오른쪽으로 돌아 데크길을 걸으니 몇 해 전 스무 명이 넘는 친구들과 왔었던 모노레일과 짚트랙 승차장이다. 그때는 왁자지껄 한없이 어울리며 수학여행을 온 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기억이 난다. 주말이 아니어서 짚트랙은 운행하지 않아 아쉽게 생각하면서 청자 다리 중간까지 걷는다.
섬을 한 바퀴 돌기 위해 오솔길을 거쳐 출렁다리를 건너 해안 데크를 걷는다. 굳이 이 지점에 출렁다리를 세운 의도는 알겠으나 다분히 인위적이어서 내 마음엔 마땅치 않았다. 숲길을 빠져나온 바닷길에 다산 정약용 쉼터를 만나다. 안내판에 유배지의 아버지 다산을 찾아온 아들을 만나 이곳에서 잠깐 머물던 곳이라는데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애틋했을지 못내 마음이 짠하다.
한 바퀴를 완전히 돌아 다산 다리 조금 못 미쳐서 폐교된 가우도 분교의 터를 만날 수 있었다. 작은 표지석 하나 세워지지 않은 세월의 뒤안길이다.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그곳에 자리했을 영광의 시간을 짐작하면서 평생 학교 밥을 먹은 이의 감회는 새삼 새롭다.
귀로에 가우도를 뒤돌아보니 찐빵을 네댓 개 뭉쳐놓은 듯 구획이 나뉘어 보인다. 짚라인과 모노레일로 대표되던 곳. 강진 하면 늘 주된 뒷배경으로 쓰이던 가우도를 다녀가면서 나는 아주 오래전 초임때 동료였던 장학사님을 추억한다.
간단한 조리도 곤란하다하여 들지 않았던 숙소의 인연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