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회고사
초봄 햇살처럼 내 삶에도 새순이 돋아난 아침,
노노스쿨 입학식.
스무 명의 이름이 적힌 나란한 의자에, 내 이름도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퇴임하면서 마음 한구석엔 ‘몽땅 비워내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까. 오늘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에게 주어진 1년이라는 시간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알게 되었습니다.
월급에서 몇 푼 덜어내 송금하고, 연말정산에 반영해 달라며 영수증을 내밀던 과거의 나.
그때의 봉사는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 여겼지만,
이곳에서의 봉사는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도시락을 배달하며, 무료급식소에서 한 끼를 나누며,
그 한 끼가 가진 무게를 처음으로 깊이 느꼈습니다.
열악하고 지난한 현장을 마주하며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지만 그만큼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이 나이에 내가 한 뼘쯤 더 자랐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한없이 배우고, 또 웃었습니다.
매주 등교일, 우리를 위해 채워지던 수업은 셀 수 없이 이어졌습니다.
“나와 가족, 지인을 위한 한 끼의 능력.”
“요리할 땐~ 집에 사모님은 건들지 않기.”
“정리수납은~ 아내에게 혼나는 지름길….”
생각이 바뀌고, 과정을 즐기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스무 명의 동기들은 서로에게 힘을 보탰습니다.
작업 내내 서로를 위했고, 바라보며 웃었습니다.
우애는 깊어졌고, 우리의 상황에 감사하며 하루를 함께 마쳤습니다.
우리는 함께 했습니다.
가을바람과 가을 정취가 대비되던 날, 김밥을 싸 들고 소풍을 갔고
한강 변에서 마음 한껏 웃었습니다.
강화의 밤을 함께했던 날엔 우리의 내년을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다짐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한 해 동안 원 없이 행복했습니다.
노노는 우리가 끝까지 붙잡고 가야 할 ‘실’입니다.
그래야 길을 잃지 않을 테니까요.
우리는 프렌즈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노노 프렌즈의 행운을 진심으로 빕니다.
마지막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모든 여정을 후원해 주신 행복에프앤씨 재단 운영진 분들,
마력의 미소를 장착하고 우리를 안내해 주신 김난희 선생님과 서효민 매니저님,
모든 수업에 빛을 더해주신 한명숙 선생님과 강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함께 한 우리 동기님들,
사랑합니다.
2025. 11.
제7기 졸업생 대표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