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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지원 Sep 08. 2020

드디어 입시지옥, 탈출! ​

학부모로 살아온 지난 세월은 너무 힘든 여정이었다. 


항상 마음이 답답했고, 두려웠다. 

엄마들 모임에 나가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돌아오면 이 소리, 저 소리 걸리는 말 때문에 골 아프고, 배도 아플 것이다. 

그러다 괜히 아이 심기 건드리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불행이 시작될 것이다.     

그나마도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면 엄마들 모임은 확실히 줄어든다.

중학교까지 믿어 의심치 않던 우리 아이의 상위권 장악이 흔들이면서

엄마들은 멘붕이 빠지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혼자 스팸문자로 날아오는 학원 설명회 문자를 보고 찾아다녔다. 

그 이야기들이 정말 필요한 것들이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 당시 스쳐 들었던 이야기들 중에는 생각보다 중요한 정보도 있었다. 

중요한 건 그 시절에는 몰랐다는 것.


다른 모든 엄마들처럼 나 역시 아이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 

내 아이에게 맞는 학원 찾기는 중학교 입학과 함께 6년 내내 계속됐다. 

결국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학원은 찾지 못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디서나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학교를 믿어야 한다는 것인데, 

생각보다 선생님은 유능하지 않았고, 우리 아이에게 관심이 없었다. 

아이와 함께 낯선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다. 와보니, 뭔가 느껴지는 것들이 많이 있다.


 올여름(2019년),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낮이고 밤이고, 

둘이 마주 앉으면 우리는 얘기하고 또 얘기했다. 공부와 시험에 대한 압박 없는 수다 역시 우리에겐 

그동안 누리지 못한 호사였다. 그동안 들여다보지 않은 아이의 마음을 마주하자 눈물이 쏟아졌다.


너무 미안했다.


그리고 내가 아이와 함께 걸어온 시간, 그것에 대해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좀 더 솔직히는 내가 후회한 시간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명 돼지엄마나 뭐 그런 사교육 관련해 유능한 엄마가 아니고, 아이도 중학교까지는 대충 상위권이긴 했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 보니 평범한 편에 속했다. 이런 우리 모녀에게 고등학교 3년의 시간은 일종의 암흑 속 등반과도 같은 여정이었다. 얼마나 더 가야 고지가 나오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고, 다 왔다고 하는데, 우리는 계속 넘어졌고, 불안했다.


우리의 이야기가 지금 두려움과 답답함 속에서 고민하는 고등학생 학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이와 함께 뛴 그 길은 너무나 진흙탕이었다. 

하지만 이제야 나는 깨닫는다.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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