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은 Aug 03. 2021

아들의 일기 #17

21. 4. 25  잘 자라 준다는 것

잘 자라 준다는 것


누군가 잘 자라 준다는 것은

매우 행복하다


나는 강낭콩이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맙다


엄마도 내가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맙고, 행복할 거다


누군가 잘 자라 준다는 것은

하늘만큼 땅만큼 행복한 거다


누군가 잘 자라준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거다




학교에서 강낭콩 심기 과제가 있었습니다

아이는 적당한 돌을 주워와 화분 아래 깔고 알맞게 흙을

넣고 강낭콩을 심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눈뜨면 혹시 싹이 났는지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봤습니다

강낭콩이 적당한 물과 적당한 바람과 적당한 햇살을 받아

초록잎이 무성하게 자라던 어느 날 아이는 저에게로 와서 물었습니다


"엄마도 내가 잘 자라줘서 고맙고 행복해?"


저는 아이를 꼭 끌어안고 대답해주었습니다


"율아 정말 다행이야~~~ 강낭콩이 아들이었으면 이렇게 꼭~~~  껴안아줄 수가 없었을 텐데. 그럼 으스러졌을 텐데

율이가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마울 때 이렇게 꼭 껴안아도 안 으스러져서 휴~~~ 엄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매거진의 이전글 아들의 일기 #1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