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백혈병이 내게 왔다. - 대학병원에서 2

대학병원에서 2

by 근쌤

"고향이 어디예요?"


내가 잘못 들었나?

의사가 환자에게

고향을 묻는 이유는 뭘까?


"00에요. 직장만 여기에요."


"그럼 돌봐줄 사람은? 부모님은 다 고향에 계시겠네요."


"네. 여자 친구 있어요."


"가족은 더 없고?"


갈수록 이상해지는 질문에

결국 왜 그러시냐고 여쭤봤다.


" 동생이 있긴 한데 왜 물어보세요?"


" 음. 아니에요. 요즘 뭐 몸 불편했던 증상 있나요? "


" 걸을 때 좀 숨이 많이 찼고요, 운동도 조금만 하면 어지러워서 못 견딜 정도였어요. 두통도 좀 있었고요."


" 일단 검사 결과가 다 안 나왔으니까 내일 오후에 다시 방문해보세요. "


짧은 면담이었지만 너무나 많은 혼란이 왔다.

내가 아프다는 건가? 아니면 괜찮으니까 집에 보내는 건가?

점잖은 인상의 교수는 나에게 모호함만 남겨주었다.


병원을 마치고 교감선생님께 상황을 말씀드렸고

내일 수업을 마친 뒤 조퇴하는 걸로 했다.

그러고 나서 오후에 병원 측 연락이 왔다.


담당 교수님이 바뀌었으니 아침에 최대한 일찍 오라고 한다.

진료 시작은 8시 30분이니 그 전에라도 가능한 한 빨리 오라는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냥 교수님이 바뀐 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학병원에서

이렇게 다급히 전화 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내 상태가 심각했다는 뜻이었다.


또 추후에 알게 된 건 제일 처음 교수가 고향과 가족을 물었던 것도, 상태가 매우 심각하니 돌보아줄 가족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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