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문명의 탄생
싱그러운 아침이다.
짹짹거리며 분주히 날아다니는 새들이 아침 풍경을 채운다.
잘 익은 무화과와 대추, 감나무 가지 위에 앉아, 녀석들은 여유롭게 시식 중이다.
매년 이맘때면 과일은 대부분 새들의 차지가 된다.
이제 따야지 싶을 무렵이면, 새들은 조금씩, 고루고루 먹은 흔적을 남긴다. 끝까지 먹지도 않은 과일은 금세 썩어 땅에 떨어지기 일쑤다.
'새들아,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니?'
요즘 내 관심사는 새들과, 그리고 『경량문명의 탄생』이다.
'핵개인’과 ‘호명사회’라는 키워드로 개인에 초점을 맞춰 우리 사회의 변화를 소개했던 송길영 작가가 세 번째 《시대예보》에서 ‘경량문명의 탄생’을 선언했다.
배워야 할 것이 많다. 내가 하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AI 도움을 받는다.
AI는 내가 원하는 것을 요약을 잘해주지만 인사이트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필요한 거는 통찰력이다.
인간적 역량이 더 중요하다.
질문을 잘한다는 거는 알고 있는 것이 많아야 한다. 실무적 역량이 필요하고 리터러시가 강해져야 한다.
배움은 끝이 없고 변화에 잘 대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은 시대가 되어간다. 창의력과 질문력, 그리고 유연함은 인공지능시대 필요한 덕목이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증강하고 있다.
경량문명은 가벼워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 안에서 더 단단하고 유연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안의 ‘증강된 개인’을 끊임없이 성장시키는 일, 그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준비다.
나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
증강된 개인, 그 말은 단순히 스펙을 늘리고 능력을 키운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덜어냄’ 속에서 본질을 더 단단히 붙드는 사람, 무거운 것들을 벗어내고 필요한 것에 더 집중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물건은 줄이고, 경험은 쌓는 다소유가 아닌 사용에 집중하는 삶, 무언가를 갖는 것보다 무엇을 경험했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 불필요한 물건은 줄이고 내 안에 축적되는 경험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 변화하는 언어, 낯선 사회적 흐름 앞에서 배우는 사람의 자세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설렘과 피로감이 공존한다.
증강된 개인은 비워내는 힘과 선택하는 용기를 동시에 갖춘 사람이다. 나를 지탱하는 ‘가치와 의미’를 더 단단히 붙든다.
스스로 덜어내며 단단해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증강된 개인’으로의 진화다.
나는 속도보다 호흡을 챙기기로 한다. 남보다 앞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리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경량문명의 시대는 나를 덜어내고 나를 돌아보는 사람에게 조용히 길을 내어준다.
무거운 날개는 하늘을 날 수 없다. 가볍되 본질은 잃지 않는 삶, 그것이 나만의 레이스를 여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