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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년 만에 돌아온 도둑맞은 왕실의 보고

by 데일리아트 Feb 25. 2025

1866년 병인양요로 프랑스에 반출된 후 145년 만에 돌아온 조선 왕실 기록물
디지털 서고와 도설 아카이브 도입으로 더욱 생생해진 의궤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2층 서화관에서 조선 왕실의 중요 기록물인 외규장각 의궤를 보다 깊이 있게 조명하고, 관람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전시 《외규장각 의궤: 왕의 서고書庫, 어진 세상을 꿈꾸다》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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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포스터


외규장각 의궤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군대에 의해 무단 반출된 후, 2011년 고故 박병선 박사를 비롯한 다양한 노력 끝에 14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그간 두 차례 특별전을 열고, 일곱 권의 학술총서를 발간하며 외규장각 의궤에 대한 연구와 전시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기존 조선실 한편에서 공개되던 전시 공간만으로는 이 기록유산의 가치를 충분히 조명하기 어려웠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용 전시실 ‘왕의 서고(書庫), 어진 세상을 꿈꾸다’를 조성했다.


전시실은 실제 외규장각의 내부를 재현한 공간으로, 왕실의 중요 기록물이 보관되던 서고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구성했다. 내부에는 기둥과 문살을 설치해 왕의 서고를 연상케 하며, 고급스럽고 격조 높은 전시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특히 건축가 김현대(이화여대 교수)가 전통 건축 형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역사적 의미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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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당시 표지가 그대로 남아 있는 어람용 의궤『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1686, 외규63),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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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의궤 원표지『종묘수리도감의궤』(1637, 외규3, 유일본)의 원책의,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전시실에는 조선 왕실이 치른 주요 행사 기록을 모아 만든 유일본 의궤(29책)와 왕이 직접 보았던 어람용 의궤가 교체 전시된다. 한 번에 8책씩, 연간 32책을 공개할 예정이며, 첫 전시에서는 병자호란 이후 종묘의 신주를 새로 제작·수리한 『종묘수리도감의궤』(유일본), 그리고 숙종(재위 1674-1720)의 가례와 장례 기록을 담은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어람용) 등이 전시된다.


외규장각 의궤는 조선 왕조를 대표하는 기록유산이지만, 한자로 작성된 데다 실제로 책장을 넘겨볼 수 없어 일반 관람객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서고(書庫)가 도입되었다. 전시실에는 관람객들이 의궤를 직접 넘겨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책’이 마련되었으며, 한자 원문을 한글·영어 번역본과 함께 제공해 누구나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의궤 속 그림 자료(도설)를 아카이브화한 ‘도설 아카이브’를 통해, 관람객들은 의례에 사용된 물품과 당시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탐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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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의 형상을 알 수 있도록 그린 그림, 도설圖說『인원왕후명릉산릉도감의궤』(1757년, 외규196, 어람용),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는 외규장각 의궤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기록유산의 가치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왕의 서고에서 펼쳐지는 500년 조선 왕조의 기록을, 직접 확인해보자.


145년 만에 돌아온 도둑맞은 왕실의 보고, 외규장각 의궤를 만나다! < 전시 < 미술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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