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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Jul 25. 2023

고3 엄마의 마음가짐



나 고3 엄마야~!



장마가 곧 끝나면 본격적인 휴가철인 뜨거운 여름이다.

이 시기가 되면 너도 나도 만나면 물어보는 흔한 질문이 있지...


" 휴가 안 가세요?"

" 휴가는 언제예요?"

" 어디로 가세요?"

" 해외여행? 우와 부럽다 "


회사 동료나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주고받는 인사말로 꼭 이런 질문과 답이 오고 가는 여름의 한가운데 들어서고 있다. 나 또한 이런 말들을 이미 주고받으며 지내 왔지만, 올해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 가긴 어딜 가... 휴가가 어딨어? 고3 엄마야..."


고3 엄마... 그 뭐 큰 대수라고... 무슨 벼슬 마냥 이마에 써붙인 것도 아닌데 여행을 왜 못가나,라고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을 했다. 왜? 내가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아들이 공부하는데, 엄마인 나는 여행도 못 가랴... 내가 여행을 안 간다 하더라도 아들이 공부를 더 잘하거나 성적이 팍팍 오를 것도 아닌데 말이다.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호기롭게 휴가를 떠날 마음도, 준비도 했었다.  그런데 다들 나를 '의아한'눈초리로 보더라고.

"너 큰아들, OO이 고 3 아니야? 근데 여행을 간다고? 참아라... 참아!" 다들 한소리씩 해댄다.


그런가? 그래야 하나?

고 3 엄마가 뭐라고... 고3 엄마는 그럼 아들과 같이 한방에서 공부라도 해야 하는 건가? 학원도 다니랴?

물론 그건 아니지만 '고통분담'이란걸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심"적으로 함께 옆에 있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고. 통. 분. 담


고3 학생들, 고3 엄마, 수험생 부모.


대한민국에서 가장 치열하게 1년을 보내고 있을 아이들과 부모들이 지금 이 뜨거운 여름을 함께 하고 있다.


그래, 내가 문제집을 풀고 공부를 대신해주진 못할망정 최소한 여행 갈 생각만큼은 잠시 접어두자. 가장 불안해하며 애쓰고 있는 아들 녀석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줄 수 있도록 24시간 대기하고 기다려주는 게 대한민국 고3 엄마의 바른 마음 가짐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


새벽마다 매일 기도를 하며 아들의 성장과 좋은 뜻을 펼칠 수 있기를 청하고 있고, 밤늦은 시간 학원 마치고 돌아오는 아들  픽업을 위해 학원 앞에서 깜빡이 켜놓고 기다리는 날도 허다, 늦게 공부하고 돌아온 아들에게 우유라도 한잔 더 챙겨주며, 입시 설명회 찾아 듣고,  입시 자료를 꼼꼼히 챙겨보게 되며, 지인들에게 이것저것 정보를 묻고 들으며, 생님 상담도 시간때마다 해본다.


여느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그런 "강남 사모님 엄마"는 못되더라도 누가 봐도 '고3 엄마'같은 느낌은  풍겨야 대한민국 고3 엄마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여행가방은 코로나 시기부터 3~4년 이상 먼지가 뿌옇게 쌓여만 가고 있다. 

내년  이맘때 즈음엔 , 여행가방먼지를 털고, 훌훌 가벼이 떠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오늘도 학교에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러 간다. 

고3 아들과 엄마에겐 방학도 없는 거지, 뭐...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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