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작디작았던 생명은 20여 년이란 시간의 물결을 타고 어느새 어른이라는 한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
어느새 어른이 된 아들
큰 아들이 멀리 수도권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을 했다.
아들 인생 처음 집을 떠나 혼자 생활을 해야 한다. 정말 말 그대로 '독립'이다.
덩치도 이제 어른이고 법적으로도 20세 성인이 되었으니 부모 곁을 떠나 생활하는 게 당연한 순리라고 이성적으로 생각은 하지만, 아직 내 눈엔 손이 많이 가는 마냥 아이 같은 첫아들이기에 , 짐 싸서 떠나보내놓고 나니 하루하루 매시간이 아직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 엄마 중성세제가 뭐야? "
" 설거지 세제 얼마큼 써야 해?"
" 코인 세탁기 몇 분 돌려야 해?"
" 엄마 이건 뭐야? 저건 뭐야? "
" 교통카드가 여기서도 되나?"
아들에게 소소한 연락이 자주 오고 있다. 덩치만 컸지, 저런 질문을 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나 아이 같단 생각이 들고 내가 너무 품에 끼고 키웠나 싶은 생각마저도 든다. 그러면서 물리적 거리를 두고 어찌해 줄 수 없는상황에 마음 한편 짠하기도 하다.
아들에게 있어서 이제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심지어 이런 물컵 설거지하는 거 마저도 이때까지 잘해보지 않은 낯선 경험이 될 것이다.초, 중, 고등학교 때 같은 동네 비슷한 환경 속에 자라온 친구들과 떨어져 전국에서 모인 친구들과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부터, 강의 수강과 동아리 활동 등의 대학 생활도 낯설고 처음 접해보는 문화가 될 것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미 부모 품을 떠났으니, 하나씩 차근 차근히 체득해 나가면서 성장해 나가길 바랄 뿐이다. "엄마의 아들"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독립된 한 인격체 성인으로 , 이 사회와나라에 보탬이 되는 멋진 청년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