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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Apr 10. 2024

지극히 중요한 지속가능성⑤

5) 탄소를 줄이는 방법 _ ① 탄소 배출 저감

탄소중립(carbon neutral)은 인간이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서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배출되는 양과 흡수·제거되는 양이 같아져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이죠. 이것을 넷제로(Net-Zero)라고 해요. 국제적인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통해 2050년 즈음에는 전 세계가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의 기후 위기 대응 기관들의 강력한 요구이자 국제 사회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나 그린수소와 같은 대체 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수적이에요. 

그린수소 (Green Hydrogen)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해 자동차 전력으로 공급하는 기술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는 전기 생산 시 물을 배출하기 때문에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에요.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물(H2O)을 전기분해하여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방법이 널리 이용됩니다. 이때 전기분해의 에너지원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얻어지는 수소를 구분합니다. 일반적으로 메탄 등 화석연료에서부터 수소를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을 그레이수소((Gray Hydrogen)라고 합니다. 현재 수소를 얻는 방법의 대부분(96%)를 차지해요. 그레이수소를 얻는 과정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CCS 기술로 저장하면 블루수소(Blue Hydrogen)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그레이수소는 수소 1kg 생상 시 이산화탄소 10kg 배출한다고 해요. 먼가 좋아 보이지는 않죠?

그리고 전기분해 과정에서 태양광,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얻은 수소를 그린 수소라고 해요. 그린수소보다 더 친환경적인 수소도 있어요. 바로 원래부터 땅속에 있는 수소를 바로 얻는 방법인데 이러한 천연수소를 화이트수소(White Hydrogen) 또는 골드수소라고 해요.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약 200년 정도 머무르기 때문에 온실가스 저감 정책과 더불어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탄소포집저장기술(CCS)과 같은 기술의 발전에도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이 절실하죠.

탄소포집저장기술(CCS, Carbon Capture & Stotage) 

대기 중 또는 산업의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포집(Capture)하고 저장(Storage)하여 전환 후, 유용하게 활용하는 탄소처리기술입니다. 최근에는 활용하는 방안까지 포함하여 CCSU(CCS & Utilization)이라고도 부릅니다.



한국의 202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 5620만 톤입니다. 반면 산림에서 주로 이뤄진 흡수량은 3790만 톤으로 집계됐습니다. 배출량에서 흡수량을 뺀 6억 1830만 톤이 순배출량, 즉 우리나라가 지구 대기 속에 증가시킨 온실가스인 셈이지요. 우리나라 인구가 집중된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8%는 건물과 교통수단에서 발생했다고 해요. 우리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극단적으로 줄이기가 쉽지 않겠죠?


2050년까지 이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사회 전체의 온실가스 사용을 줄여야 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겁니다.




2022년 6월 유럽을 덮친 폭염

이러한 분위기에서 유럽의 움직임은 가장 빠르고, 강력했어요.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규제와 정책들을 쏟아내었습니다. 왜냐하면 유럽은 기후 위기로 인한 환경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기 때문이에요. 지난 40년간 유럽의 평균기온 상승폭은 지구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고 해요. 그도 그럴 것이 2022년 여름에는 폭염으로 1만 6000명 이상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고, 20억 달러(약 2조 5600억 원) 가량의 경제적 피해가 초래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가스 공급이 끊긴 2023년 겨울에는 역사상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냈지요.

유럽 대륙의 온도 변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의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평균기온은 파리기후협정의 기준선으로 사용되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2.3도 높았습니다. 같은 시기 세계 평균기온은 1.2도 올랐어요. 유럽의 기온 오름세는 근래 더 빨라져, 최근 40년간 유럽의 기온 상승 속도는 지구 평균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유럽은 지리적으로도 기후 변화에 취약한 환경을 가지고 있어요. 남북으로 이어지는 높은 산맥이 없고, 서쪽의 대서양으로부터 불어오는 해양풍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교적 계절별 변화가 크지 않는 기후를 가지고 있었어요. 특히, 비슷한 위도의 다른 대륙보다 온난하고, 겨울도 따뜻해요. 우리나라의 극단적인 4계절과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지요. 참고로 프랑스 파리의 연중 온도는 4℃ ~ 20℃이고, 서울은 -2℃ ~ 26℃입니다. 6℃ 더 춥고, 더 덥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유럽에는 냉난방에 대한 대비가 없었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는 이런 극단적인 계절변화로 인해 기후변화에 대한 개인 수준의 대처 방안이 자연스레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름에는 선풍기와 에어컨, 겨울에는 온돌 난방 체제가 있지요. 생각해 보면 한 국가 또는 도시에서 이렇게 폭염과 강추위 둘 다 대응하고 있는 나라는 별로 많지 않아요. 유럽의 국가들은 따뜻하거나, 춥기 때문에 냉방이나 온방 시스템이 부족한 경우가 많죠. 그러니 우리나라사람보다 유럽인들의 체감 기후변화 위기가 더 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 환경적 요인과 더불어 경제적으로도 기후 온난화를 극복하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기회라고 여겼습니다. 대항해시대 이후 쭉 가져왔던 글로벌 패권과 기득권을 제2차 대전 이후 미국에 내어주고, 새로운 기회를 늘 찾았거든요. 그래서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태도가 오락가락했던 미국과는 달리 EU 내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과 제도를 신속하고 일관되게 발표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2021년에는 탄소 감축을 위한 입법안 패키지로 불리는 Fit for 55를 발표하고,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의 55%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어요. 또한 기존의 ETS 제도도 대폭 개정하였어요. ETS 대상이 아니었던 해운, 육상운송, 건축물 등의 산업도 ETS 대상으로 확대하고, 산업별로 무상 할당된 양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발표했어요.


게다가 철강, 전기, 수소, 유기화학품, 플라스틱 등 9개 품목에 대해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의 도입을 확정하였어요. 그리고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제도라는 리튬이온배터리로 대표되는 2차 전지의 생산-이용-폐기-재사용/재활용과 같은 2차 전지의 생애주기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플랫폼에 관한 제도를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도 2021년에는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2050 탄소중립위원회 출범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 발표하는 등 본격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행보에 동참하기 시작했어요.


바이든 대통령 정권의 미국에서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청정경쟁법(CCA)이 통과되면서 지구온난화 저지와 친환경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올해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여러 법안들이 지속될지 여부가 달려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후보는 벌써부터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공언하고 있거든요. 


※ 공언(公言(공식적(공)), profession) : 공식적으로 공개하여 말하는 것 


2022년 7월 기준, 전 세계 137개국 탄소중립 의지를 표명했어요. 물론 대부분 국가들은 2050년이라는 비교적 먼 미래를 기준으로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했지만요. 좀 더 실질적인 탄소중립 목표 실행을 위해 중간 목표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은 2030년까지 최소 40% 이상의 탄소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발표했습니다.

 




RE100 로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는 국가 정부들만 나선 것은 아니에요. RE100 (Renewable Energy 100%) 은 민간에서 주도하는 캠페인으로 애플, 삼성과 같은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어요. RE100은 글자 그대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는 의지와 구체적 실행 목표를 밝히는 캠페인입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제품을 만드는 모든 공정에서 온실가스배출량을 파악하고, 줄여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전력 소비예요. 대부분의 전력은 화석 연료에서 오기 때문에 이런 전력을 줄이고, 태양열, 풍력, 수력과 같은 재생 에너지로 얼마나 많이 전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력은 대부분 국가의 기간산업이고, 전력 없이는 어떤 공장도 돌릴 수가 없으니 트렌드나 비용에 따라 쉽게 대체를 결정할 수가 없어요.


RE100 선언 기업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애플(Apple)社는 2030년까지 전 제품에 대해 탄소중립을 선언했어요. 애플 사는 제품 제조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이 약 65%를 차지하지만, 자체 제조 공장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부품을 제조하고, 공급하는 다양한 공급망에 대해서도 탄소 중립을 요구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애플 자체적으로 '공급처 클린 에너지 프로그램'을 이용해 재생에너지 사용에 동참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주요 제조 거점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도 있고요. 실제로 애플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2022년에 공급망 내에서 13.7GW의 재생에너지를 조달했어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이제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 되었습니다. 이미 대기중에 퍼진 탄소도 더 적극적으로 없애야지요. 다음 글에서는 우리가 이미 배출된 탄소를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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