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금동이네 04화

금동이네 네 번째 이야기

변해가는 우리 _ 하나

by 금동이엄마

처음 집으로 왔을 때는 오빠가 열흘 정도 출산휴가 목적으로 나와 함께 있어주었는데, 함께 있으니 어려움 투성 같았던 신생아 케어가 소꿉놀이하듯 재밌었다. 우리가 그토록 기다렸던 금동이가 태어나고 우리가 세명이 되었기에 행복만 가득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가 삐그덕 대기 시작했다


나는 오르락내리락 충동적인 성향을 가진 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욱 한 성격인 반면 오빠는 늘 잔잔하고 고요한 물처럼, 대립을 좋아하지 않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우리는 싸우고 헤어지기도 반복하면서 7년 동안 연애하고 결혼을 했다.

딱히 말하지 않아도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기분인지 정도는 척하면 알아차릴 경지에 이른 사이랄까.


그런 우리가 변해가고 있었다.


제일 큰 문제였던 건, 대화가 많았던 우리가 아니 내가. 어느 순간부터였는지 오빠랑 말이 하기 싫어졌다. 말하지 못하는 금동이와 하루 온종일 함께해서인지 말하는 게 귀찮을 정도로 입을 닫게 되었다. 오자마자 금동이와의 하루만 묻는 오빠가 사실은 미웠을 수도 있겠다.


금동이는 오빠의 출산휴가가 끝나자마자 등 센서를 탑재하였고 어깨며 팔이며 손목이 또 수술부위도 발목도 그냥 전부 다.. 내 몸은 지쳐가고 있었다. 몸도 무거운데 금동이가 울기라도 하면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정상적으로 끼니를 때우는 건 어려웠다. 금동이를 한쪽 팔에 안고 구운 계란이나 빵 같은 걸로 대충 먹거나, 가끔 금동이를 내려놓을 수 있을 때, 한 접시에 반찬 여러 가지를 담아 밥이랑 먹기도 했는데 그 마저도 금동이가 금방 깨서 결국 급하게 입에 욱여넣고 다 먹지 못해 말라서 버리기도 했다. 이쯤 되면 예상하겠지만 밥을 먹다가 서러워서 울기도 했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니 너무 안쓰러웠다. 저리 빽빽 우는 금동이도,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라는 자리의 무게를 배워나가는 나도, 또 우리 엄마도,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다 안쓰러웠다.



그리고 그 좋지 않은 감정들의 화살이 오빠한테 돌아갔다.

오빠 너는 직장에 가면 그나마 앉아서 밥은 먹잖아,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잖아, 오빠는 하나도 변하지 않고도 금동이를 품에 안았잖아 라는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 가득했고 오빠에게 보상심리가 생겼다.

대화는 하지 않은 채, 난 불만이 쌓여갔고 오빠는 내 눈치를 보며 물었던 금동이의 하루 일과 조차도 이제 거의 묻지 않았다. 집에 오면 오빠는 내가 돌보지 못한 살림을 하느라 바빴다. 옷도 갈아 입지 못하고 이 일 저 일 하느라 바삐 움직이는데 사실 그 마저도 꼴이 보기 싫었다.


나는 이렇게 아직도 금동이를 안고 있어서
목이며 어깨가 부서질 것 같은데
왜 우선순위를 모르는 걸까 저 인간은.


필요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대화가 없었던 날이 계속되다가 어느 날, 금동이와 늘 집에만 있으니 오랜만에 콧바람도 쐬고 칙칙한 우리의 분위기도 전환하고 싶어서 오빠에게 나가자고 했고, 오빠는 미세먼지가 심하니 내일 어차피 가족행사로 나갈 때 외출하면 어떻겠냐고 답을 하는데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7년 연애 후 부부가 된지 1년이 지난 어느날.


나는 늘 이렇게 집에만 갇혀 있는데 잠깐 나가는 게 그리 어렵냐고 생각했고 정말 서운하고 화가 나서 단답으로라도 하던 대화를 거절했다.
그냥 내 시야에서 오빠를 없는 사람처럼 만들었다.


고요하고 잔잔한 물도 외부의 영향으로 거친 파도가 생기듯 오빠도 더 이상 못 참겠던지 나와 똑같이 행동하였다.



그 사이 금동이가 응가를 했는데 서로 대화 없이 본인이 갈아주겠다고 아이를 가운데 두고 이리 끌고 저리 끌며 실랑이를 하였다. 금동이는 처음에는 응가가 찜찜했는지 칭얼대다가 곧 우리의 언성이 커지자 우리를 번갈아가며 조용하게 쳐다보기만 했는데 나는 금동이의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이 터졌고 오빠는 나와 10년을 함께 하면서도 보이지 않았던 욕을 혼잣말로 내뱉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 가슴은 내려앉는 듯했고 우리의 행복은 끝난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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