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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D컬렉티브 Apr 11. 2021

크리스토 자바체프(Chrito Javacheff)

:  의지와 끈기만 있다면, 한번쯤은 세상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나는 매번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삶의 단면을 드러내고자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결코 포장작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크리스토 자바체프


크리스토 자바체프


가정에서의 홈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구를 만들고, 집을 꾸미는 것에 대한 가이드, 정보, 쇼핑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이후로 개인공간에서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이전과 다른 생활환경에 적응하는 찰나에 일어난 변화 중 하나. 바로, 공간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다. 우리의 생활공간에서의 활동의 비중이 이전보다는 커졌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소비하는 개인의 공간을 좀 더 편리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가는 소소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공간에 대한 인식이 이제는 거주지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공간을 위해서 소비를 하고 있다.      


공간은 더 이상 거주지로서의 안식처만이 아니다일상의 전반을 차지하는 특별한 장소이다.     


공간이 다양한 용도로 변화된 요즘. 외부에서 이뤄져야 할 개인의 활동시간이 생활공간에서 이루어지다보니 우리는 자연스레 내부의 장소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떤 공간보다도 도시의 모든 공간을 중요하게 인식한 예술가도 있다. 바로. 크리스토 자바체프(Christo Javacheff, 1935~2009)이다. 공간을 특별한 장소로 만드는 크리스토의 철학과 그의 활동은 모든 세상의 공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었다. 특히 크리스토 역시도 장 팅겔리와 니키 드 생팔과 같이, 공동작업자가 있었다. 크리스토의 둘도 없는 파트너, 쟌느 클로드(Jeanne Claude, 1935~2009)이다. 뗄 수 없는 공생관계이자, 창작자로서의 활동으로 함께하며 공간을 특별한 장소로 만드는데 기여하였다. 


미술관자연그리고 포장하기

    

크리스토 자바체프, <포장한 쿤스트 할레>, 1968 / <포장한 해안지대, 감싸진 해안 100만 제곱피트, 시드니, 오스트레일리아>, 1969

 

1967년부터 스위스, 미국, 호주의 각 지역을 순회한 크리스토는 <포장한 쿤스트 할레 Wrapped Kunsthalle>(1968), <포장한 시카고 미술관 Wrapped Museum of Contemporary Art>(1969), <포장한 해안지대, 감싸진 해안100만 제곱피트, 시드니, 오스트레일리아 Wrapped Coast, Littled Bay, One Million Square Feet, Sydney, Australia>(1969)을 시작으로 포장작업을 본격적인 계획했다. 사실 이 시작은 처음부터 미술관, 해변지역을 포장하는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예를 들어, 가구, 자동차, 전화기, 나무, 오토바이, 상자 등을 포장하는 것에서부터 크리스토의 포장계획은 이뤄졌다. 크리스토는 포장재나 기둥. 밧줄로 포장을 하여 완전하게 은폐된 형태로 밀폐시켜, 속을 들여다 볼 수 없게 했다.      


포장이 만들어낸 실루엣

 

우리는 보통. 포장작업이라고 하면. 선물용도로 물건을 싸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 수 없는 은폐상태, 겉을 꾸미는 것에 치중하는 작업을 말한다. 크리스토는 포장작업을 통해서 색다른 광경을 관람객에게 선사했다. 흔히 우리가 미술관과 자연공간을 방문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 하나는 전시관람, 또 하나는 자연경치를 통해서 힐링하기 위한 장소로 찾아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크리스토는 이러한 사실을 모른척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생각에 새로운 변화를 준 것인지. 고민하게 할 만큼. 클래스 올덴버그의 대형조각보다도 더욱 거대하게 포장재로 감싼 미술관과 자연공간이 우리 앞에 마주하게 했다. 생각해보지도 못한 크리스토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시작된 걸까? 미술관을 포장재로 덮어버린다? 마음속으로나 할 수 있는 생각들을 크리스토는 실현시킨 것이다. <포장한 시카고 미술관>(1969)만 보더라도. 포장으로 미술관의 외관은 실루엣만을 남긴다. 오로지 그 형태가 도시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이곳이 전시 관람을 하러 가는 곳이었는지 새삼 모를 정도로 크리스토의 포장작업은 새로운 공간건축이다.     

  

이것이 대지미술이다     


1990년대에 갤러리 현대와 갤러리 서미에서 대지미술(Land Art) 창시자로 국내 첫 전시를 했던 크리스토는 한국과 인연이 있다. 특히 환경미술가로 강연을 하러 온 적이 있는 크리스토. 그의 내한은 모든 매체들이 주목하였다. 이 당시의 한국은 이미 일회용품의 급증과 함께 쓰레기 배출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으로. 자연훼손과 환경문제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 때였다. 이 시기와 맞물린 크리스토의 포장작업은 자연의 아름다움, 숭고. 그리고 자연에서의 새로운 예술의 탄생이자, 일상과 자연의 공간을 변화시키는 힘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이기도 하였다. 크리스토의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 건물을 천으로 씌운 작업, 해안가, 계곡, 섬 등의 자연을 배경으로, 그 중에서도 계곡에 우산을 세우는 작업이 한국에서는 소개되었다.      


우리는 크리스토를 대지미술가라고 부른다.

          

크리스토 자바체프, <포장한 퐁네프>, 1975~1985  /  <포장한 라이히슈타크>, 1971~1995


크리스토는 쟌느 클로드와 고층건물과 미술관을 포장하는 꿈을 꾸며, 1964년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퐁네프 다리, 독일의 국회의사당, 비스케인 만, 센트럴 파크 등을 시작으로 마이애미, 파리, 베를린 등지에서 대규모 포장작업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포장한 퐁네프 The Pont Neuf Wrapped>(1975~1985), <포장한 라이히슈타크 Wrapped Reichstag>(1971~1995) 가 대표적이다. 퐁네프 다리가 천으로 둘러싸이고, 거대한 국회의사당이 더욱 웅장하고. 기념비적인 건축으로 재탄생하였다.     

  

# 포장이 만들어 낸 크리스토의 집념, 자연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다.     


크리스토 자바체프, <포장된 산책길>, 1977~1978  / <계곡 커튼>, 1970~1972


크리스토는 자연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변형시키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형태가 좋다는 말처럼, 크리스토는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기 위한 계획을 바탕으로 포장작업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계곡 커튼 Valley Curatin>(1970~1972), <포장된 산책길 Wrapped Walk Ways>(1977~1978)등 크리스토의 포장작업은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인력을 드려서 진행한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될 수 없는. 참여를 유발하는 크리스토의 작업과정은. 누구에게나 흥미로울 수 있는 예술이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숭고하게 지켜내면서, 잠시나마 이를 거대한 포장재로 덮었다. 유토피아세상에나 있을 법한 상상의 공간이 펼쳐진다. <둘러싸인 섬 The Surrounded Islands>(1980~1983)역시도,  패브릭 재질의 포장재를 사용하여 전체를 포장을 하였다.    


크리스토 자바체프, <둘러싸인 섬>, 1980~1983


광활한 바다위에 섬그곳은 파라다이스인가


크리스토 자바체프, <게이트>, 1979~2005


크리스토와 쟌 클로드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동쪽 비스케이 만에 위치한 1개의 섬을 배경으로 핑크빛 폴리프로필렌 패브릭을 사용하여 섬을 둘러쌌다. 이 당시에 <둘러싸인 섬>(1980~1983)에 대한 크리스토의 아이디어는 핑크빛 천으로 바다와 섬을 자연과 교감하는 형태로, 섬들을 포장하는 것이었다. <게이트 The Gates>(1979~2005)에서도, 크리스토는 비, 바람, 햇빛 등 자연적인 환경에서 유지되는 나일론, 폴리프로필렌, 폴리에스테르 등의 인공섬유를 사용했다. 추운 겨울날, 센트럴 파크의 산책길의 벌거벗겨진 나뭇가지에 오렌지 계열의 나일론 패브릭이 바람에 따라 자유롭게 펄럭거린다. 뉴요커와 세계 각 지역의 모든 사람들은 매서운 추위의 겨울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토의 포장작업을 만나기 위해서 센트럴 파크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아름답다는 말 한마디가크리스토의 떠있는 부두에서      


크리스토 자바체프, <떠 있는 부두>, 2016


그리고 2016년에는 매체에서 떠들썩하고 소개한 <떠있는 부두 The Floating Piers>(2016)가 이탈리아 북부 룸바르디아 지역에서 위치한 이세오 호수에서 공개됐다. <떠있는 부두>(2016)는 이세오 호수에서 술자노(Sulzano)와 몬테 이솔라(Monte Isola)라는 두 작은 섬을 연결하여 보행자의 거리를 제작한 포장작업 프로젝트이다. 고밀도 폴리큐브와 고정핀은 플라스틱이 사용되었고, 나일론 페브릭과 펠트는 부두를 덮어 보행자 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어떤 거리보다도 아름답고, 무엇보다 물 위를 걷는 사람들의 삶의 잠시나마 휴식을 제공한다. <떠있는 부두>를 보러 온 이들의 이유는 모두 제각각이지만, 크리스토는 누구나 이 부두 위에서 행복하기를 바랬을 지 모른다. 


크리스토의 마지막 포장작업 프로젝트가 된 <런던 마스터바 London Mastaba>(2018)에서는 런던 하이드 파크의 호수에 빨강색, 파랑색, 보라색 등 700개가 넘는 통을 쌓은 거대한 탑이다. 2018년 크리스토는 외친다. “꿈은 실현된다.”

 

꿈은 실현될 수 있다그게 무엇이든      


크리스토 자바체프, <런던 마스터바>, 2018


크리스토의 말처럼 꿈은 실현될 수 있었고, 실현된다. 수많은 시간을 포장작업 프로젝트에 몰입하였던 크리스토. 그에게 몰입의 즐거움은 무엇이었을까? 누구보다도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들의 마음과 마주하고자 한 크리스토의 따듯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포장프로젝트의 험난한 과정은 그의 인생에 전부이자, 대지미술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원동력이었다. 지금 우리가 개인의 공간을 이전과는 다른 장소로 변화시키고 있는 힘. 분명 이것도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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