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레인 Jan 26. 2021

현존하는 최고의 호주 국민 화가, 존 올슨

호주만의 독창적이고 독특한 풍경화를 창조하다


현시대에 생존하는 호주의 최고의 예술가중 한 명인 존 올슨(John Olsen)은 1928년 1월 21일 태어났다. 호주 예술계에서 존 올슨의 존재는 독보적이며, 절대적이다. 또한 그는 호주의 '피카소'라고 불리기도 한다. 70년 이상의 미술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페인팅뿐만 아니라 도자기, 판화 등등의 다양한 예술 작업을 하였다. 존 올슨의 활기차고 독특한 스타일의 선과 색상, 그리고 형상의 실험적인 스타일의 작품들은 매우 독창적이고, 독특하며, 감각적이다.



Summer in the you beaut country 1962, John Olsen


필자는 존 올슨이 그린 호주의 풍경들이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한다.(대부분의 호주인들이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의 디테일한 풍경화와는 다른 호주만의 독창적이고 독특한 풍경화가 자랑스럽다.) 존 올슨의 작품들은 호주의 풍경을 통해 호주의 정체성을 대표한다. 매우 창의적이며, 호주만의 유동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가 있는 마음과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풍경 묘사이다. 존 올슨은 평범한 풍경을 어찌 저리 그림 속에서 표현하는 독특한 능력을 가졌는지.. 필자는 정말 감탄했다.


이 그림은 존 올슨의 여름 추억에 대한 회상이다. 여름의 기억, 소리, 냄새, 광경 등등 여름의 기억에 대한 것들을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이 모든 것들을 붓과 캔버스를 통해 시각적으로 묘사했다. 아마 그림 그리시는 분들은 그림 속에 이런 것들을 표현해야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실 것이다. 그는 풍경을 그대로 묘사하기보다는 풍경의 정서적인 특성을 잘 나타내었다. 바로 이런 점들이 호주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 준다고 생각한다.


여행, 자연, 시, 호주 풍경은 존 올슨의 그림에서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며 아이디어이다. 존 올슨은 지난 몇십 년 동안 이런 개념을 탐색하고 개발했으며, 아이디어와 개념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했다. 그와 그의 작품들은 분명히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호주의 '영웅'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David Moore, John Olsen, Woollahra, Sydney 1962. National Portrait Gallery, Canberra, © David Moore
David Moore, No title 1962,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 Estate of David Moore


존 올슨의 예술 작품들은 풍부하고, 다양하다. 다양한 자연적 주제와 풍경을 탐구하는 한편, 다양한 실험적인 방법들로 그림을 나타낸다. 그는 또한 자신의 작품 세계에 관객을 몰입시키기 위해 천장 위에 그림을 그리는 등 자신의 작품을 표현하는 전통적이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위의 사진 속 그림인 '빅토리아 거리에 사는 사람들 People who live in Victoria Street'은 필자가 미술 경매장(구 소더비)에 방문했을 때에 실제로 원본을 봤는데, 그림에서 느껴지는 거리의 생동과 역동성에 감탄을 했던 기억이 있다. 현재 존 올슨 그림의 값 어치는 아마 존 올슨 사후에는 그림 값이 훨씬 더 뛸 것으로 예상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리고 분명 시간이 지날수록 그림 값은 점점 더 오를 것이다. (필자는 투자용으로 존 올슨의 그림을 너무나도 구입하고 싶다..)



Journey into the you beaut country no.2 1961, John Olsen
나는 내가 본 풍경들의 경험을 이해하며 작품에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풍경 전경이 아니라 중간 거리가 있고, 또 수평선이 있습니다. 나는 풍경을 여행하는 전체적인 느낌을 작품에 나타낼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마른 바닥과 같이 복잡하게 얽힌 지도 같은 모양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나는 풍경의 본질적인 어수선함을 보며 작업을 했습니다.


올슨은 유럽으로 여행을 갔을 때에 본 유럽의 다양한 풍경들과 문화적인 경험들을 바탕으로 호주와 호주 안의 문화를 바라보는 방식과 시각을 새로이 배웠다고 한다. 1960년대 초에 3년여간의 유럽 여행에서 호주로 다시 돌아온 후, 그는 호주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작품인 '아름다운 나라로의 여행 Journey into the you beaut country' 시리즈를 제작했는데, 이는 호주 미술사에 손꼽히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거리를 걸을 때 문득 영화같이 쨍하고 빛났던 순간을 맞이한 적이 있는가?

존 올슨은 아마 그러한 느낌을 그림에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Sydney Sun (or King Sun), 1965, John Olsen


존 올슨은 호주 풍경에 대한 새롭고 신선한 시각을 창조했다. 그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낙관적이고, 즐거우며, 마치 음률이 노래하는 듯한 착각을 주기도 한다.


태양의 이미지는 그가 그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제 중의 하나이다. 그림 속의 노란색 선들은 햇빛의 광선을 나타내며, 다른 선들과 교차하고 합쳐져서 마치 거미줄 같은 모양을 만든다. 마치 그림은 지도처럼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존 올슨은 광대한 지형에 은유적으로 풍경을 표현했으며, 이 그림은 여러 관점에서 본 무한한 시각들이 합쳐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흥적인 그림이지만 이것은 그가 기억하고 느꼈던 그 모든 에너지들이 선과 색을 통해서 그림으로 나타난 것이다.



Darlinghurst Cats 2018, John Olsen


형태를 생각하지 말고 형성을 생각하십시오. 이것은 식물이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입니다.

달링허스트의 고양이들. 필자는 시드니의 달링허스트라는 동네에 몇 년 산 기억이 있어서 처음 이 그림을 보고 반가움이 먼저 앞섰다. 또한, 달링허스트는 필자의 대학 스튜디오와 매우 가까워서 거의 매일 필수적으로 지나가던가 시간 많은 날은 5분 정도 더 걸어가서 점심을 먹는 곳이기도 하다. (즉, 필자는 패딩턴과 달링허스트 카페 맛집 전문가다. 응? ㅋㅋㅋ)


호주 사람들은 동물들을 참 사랑하는데, 존 올슨은 특히 고양이를 좋아했던 것 같다. 달링허스트라는 지역의 동네 특성상 시드니 시티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대부분 집들이 크지 않다. 큰 동물들을 위한 공간이 많지 않아서 고양이는 달링허스트라는 동네의 주민들이 키우기에 완벽한 크기의 애완동물이다. 필자 또한 공부하다가 머리가 아프면 종종 달링허스트 동네를 산책하고는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남의 집 여러 고양이들을 만나서 우정을 쌓았다. 보통 이 동네 고양이들은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동네를 탐험할 수 있는데, 일정한 시간이 되면 스스로 집으로 돌아간다.


그림 한가운데 있는 형상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그림 느낌은 요란하고 화려하다. 그림 가운데에 있는 형상은 고양이의 몸을 표현한 것인데, 마치 식물들이 고양이 모습으로 변신한 느낌을 받는다. 존 올슨의 그림들은 대부분 추상적이지만 가운데 형상을 중심으로 선과 색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존 올슨은 이렇게 동네를 탐험하는 고양이들에 대해서 그림에 나타낸 것이 아닌가 싶다.



Sydney Harbour 2019, John Olsen
Round and About the Harbour 2019, John Olsen


태양이 항구를 비추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언덕의 불빛에 의해 빛날 때를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마치 목욕과 같습니다. 기분 좋고, 아름다운 느낌의 목욕입니다. 아름다운 항구는 호주인들에게 매우 큰 선물이며 우리 모두는이 선물을 공유해야 합니다.

그는 생명의 원천과 파열, 바다와 항구 등을 중심으로 선을 그렸다. 시드니의 아름다운 항구와 바다를 중심으로 물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렸고, 그의 그림들은 마치 물소리가 나는 것만 같다.


내가 살고 있는 호주 시드니는 아름답고 활기찬  항구 도시이다. 그리고 굉장히 자연적인 곳이기도 하다. 존 올슨에게 이런 시드니는 그의 정신과 영혼에 깊숙이 박힌 존재이다. (나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한국도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의 고향이지만 시드니 또한 나의 젊음과 열정, 미래가 있는 또 다른 고향이다.) 시드니는 존 올슨의 그림에서 많은 영감을 주었고, 또 때로는 주제가 되기도 했다. 존 올슨은 호주 시드니의 넓고 여유로운 거리와 항구 도시인 시드니의 해안선에 쏟아지는 광채, 다양한 풍경 속의 뚜렷한 대조, 계절의 변화, 그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에너지와 같은 주제를 탐구했다. 존 올슨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호주의 풍경은 그의 예술적 감각과 만나서 독특한 조화를 이루었다.


존 올슨이 그림에 사용하는 색상과 그가 선들로 만드는 형태들은 모두 그가 시드니라는 도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나타내며, 고향에 대한 사랑과 경이로움, 아름다운 에너지 및 사랑을 표현하기도 한다. 존 올슨은 자신의 작품에서 그가 그리는 주제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한다.


그의 색채와 리듬,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 궁금하다.



Five bells 1963, John Olsen


이 그림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존 올슨의 그림 중에 최고라고 꼽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1973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콘서트홀의 휴게실 벽화로도 그려지기도 하였다.


그림의 제목은 다섯 개의 종(Five bells)이며, 필자에게는 마치 종소리가 울리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그림이다. 그림을 보면 마치 현미경 속의 세포처럼 보이기도 하고, 덩굴 식물 같아 보이기도 한다. 언뜻 해골의 모양처럼 보이기도 한다. 시드니 하버를 하늘에서 본 관점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예술가의 상상력에 대한 주관적인 그림이다. 다른 그림들과 마찬가지로 존 올슨만의 표현 기법이 매우 잘 나타내어져 있는 그림이다. 바다로 이어지는 항구의 깊은 물에서 아웃백 풍경에 이르기까지 장소와 사물에 대한 존 올슨만의 시각적인 관점과 느낌들이 융합이 되었지만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마치 지도처럼 윤곽이 잡힌 라인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림에 쓰인 색들은 따뜻하고 시원한 색상들이다. 생명의 원천이 느껴지며, 왠지 시적인 느낌들이 그림을 지배한다. 이 그림은 시드니 하버 수면 아래에 숨겨진 다양한 자연을 보여주고 있다.


이 그림 제목이 다섯 개의 종(Five bells)인 이유는 호주의 시인 캐네스 슬레서(Kenneth Slessor, 1901–1971)라는 1939년에 쓰인 동명 제목의 시를 생각하며 이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섯 개의 종.  차갑게 울리는 다섯 개의 종.


바다에서 울리는 다섯 번의 종소리에 얽힌 시이다.


오전 4시~오전 8시

오전 8 시부터 정오

오후 12시~오후 4시

오후 4시~오후 8시

오후 8 시부터 자정까지



Lake Eyre 1975, John Olsen
Lake Eyre - The Desert Sea II 2012
Lake Eyre - Channel Country 2019
Salt, Lake Eyre 2005


호수 풍경 그림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필자는 호수를 바라보면 마음이 공허해진다.


존 올슨은 호주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에어(Eyer) 호수에서 발생하는 특이한 사건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 곳은 거대한 소금으로 뒤덮인 사막이었는데, 호주에서 가장 큰 호수인 에어 호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때, 호주 내에서 죽음으로 묘사되던 곳이 갑자기 삶으로 넘쳐났다. 새, 물고기, 포유류, 파충류, 야생화 등등 새로운 풍경으로 번성했다.


호주 원주민 예술가들은 호주의 풍경을 공중 관점에서 묘사했는데, 존 올슨 또한 공중에서 본 에어 호수에게 영감을 받아서 이 그림들을 그리게 되었다. 아마 존 올슨의 지도 같은 그림들의 형태는 호주 원주민들의 공중 관점 예술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은 것일 것이다. 그는 그림의 대상을 공중에서 내려다보며, 패턴과 색상, 모양, 질감, 날씨와 시간과 빛에 따라 변하는 분위기를 조사하였다. 존 올슨은 홍수 1974년 홍수 당시 처음으로 에어 호수를 방문한 이후의 몇 년 동안 호수가 천천히 물이 빠지고, 다시 소금 사막 형태로 건조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 독특한 호주 풍경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이 작품들을 그리게 되었다.



ME THE GARDENER 1964, John Olsen


필자가 느낀 호주 사람들은 자연을 사랑하며, 정원을 참 좋아한다. 아마 존 올슨도 그중의 한 사람일 것이다. 이 그림은 정원에 대한 그림인데, 먼저 전체적인 색감은 핑크빛이 도는 꽃에 사용되는 색감이다. 그리고 강렬한 블랙과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이 그림은 오일 페인트를 사용했으며, 그림 속 오른쪽에 씨앗 그릇과 갈퀴를 들고 있는 정원사를 볼 수 있다. 그는 씨앗을 땅에 던질 준비를 하고 있으며, 갈퀴를 사용해서 흙으로 씨앗을 덮을 것이다. 그림 속에 괴물 같은 형상의 꽃이 보이는가? 마치 무언가를 잡아먹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이 그림이 참 철학적으로 보인다. 괴물 같은 저 꽃의 형상은 탐욕적인 인간으로 보인다. 그림은 관객이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또다시 한번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존 올슨의 정원 그림 속에 숨겨진 미세한 상상력의 세계를 보시라, 식물과 잡초, 꽃들이 여기저기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벌레와 뱀과 같은 생명체들이 움직이고 있다. 올슨은 항상 돋보기를 사용하여 생명체를 관찰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주제의 느낌과 독특한 특성을 포착한다.




나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귀중한 예술을 재발견하기를 바랍니다. 그냥 앉아서 사과나 호수 같은 것을 보세요. 더 많이보고 생각할수록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것은 명상적인 과정이며 그대의 삶에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필자에게 사람들은 말한다. 예술가와 미술은 너무 어렵고, 예민하다고.


이 세상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이미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예술가였을지도 모른다.

다만, 뭘 어떻게 그려야 할지를 몰랐을 뿐이다.


존 올슨은 본인 주변의 환경들을 탐구하고, 조사하며 끊임없이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각적인 특성과 본인이 느낀 느낌들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본인이 가진 예술적 요소들을 활용했다.(필자는 각 사람마다 주어진 게 다르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면 각 학생이 가진 재능들이 눈에 확실히 보인다. 재능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더라. 다만, 각자 다르게 선호하는 것을 가졌을 뿐이다.) 그는 주제에 맞는 다양한 색상과 페인팅 기술들을 신중하고 선택하고 결합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예술의 주제, 멀리서 찾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가장 흥미 있고, 좋아하는 주제를 주변에서 찾으시라.

지금 현재 당신이 살아가는 그 환경들 자체가 이미 예술적 요소를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여담으로 존 올슨은 필자의 대학교 친구의 외할아버지이다.

최근까지도 존 올슨의 모습을 그 친구의 SNS에서 종종 보았는데, 그냥 보통의 따뜻한 할아버지이다.

이렇듯.. 평범한 사람들도 열정, 겸손, 포기할 줄 모르는 집념만 갖춰지면.. 얼마든지..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필자 자신도 그랬으니까.


존 올슨에 대해서 글을 쓰며, 많이 배웠고 행복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이전 03화 어린 시절의 핑크빛 환상을 탐구하다, 애보니 러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