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할 때 말을 잘하고
대화를 할 때 말을 잘하고 설득을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듣는 자세가 충실하다. 다른 사람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가 갈 정도까지 듣고 나서야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실은 제일 무서운 사람이다. 보통 대화에서 자신이 할 말은 머릿속을 한번 돌고 나와야 한다. 그런데 실제 대화를 하다 보면 머리를 거치지 않고 나오는 말들이 더 많다. 감정이 앞서는 경우가 그렇다. 심지어 거친 말까지 오고 갈 수 있는 사소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말은 글과 다르게 일단 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입에서 순식간에 나오는 그 순간 수명을 다한다. 자신의 입장에서는 수명을 다하지만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머리에 저장을 하는 순간이다. 서로 소유의 상황이 달라진다. 하지만 책임의 상황은 어차피 입에서 내뱉은 자의 몫이다.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내 말을 듣고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말은 최소한 한 번은 머릿속에서 돌고 돌아 생각을 하게 한 다음 밖으로 나오는 것이 옳다.
그래서 대화를 하면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바로 듣는 시간이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경청(傾聽)이다. 경청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스킬이다. 경청을 하면 내용을 이해하고 말속에 숨은 감정이나 이유를 알 수 있고 그에 대응할 수 있다. 청(聽)은 한자의 특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 최고의 기법이 숨어 있다. 임금(王)과 같은 귀(耳)로 열개(十)의 눈(目)을 가지고 의미를 파악하고 상대와 하나(一)된 같은 마음(心)으로 말을 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미 글이 만들어진 그 오래전에도 듣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듣는 습관이 필요하다. 일단 잘 들으면 내가 해야 할 말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리고 한 번 더 생각하고 입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 듣는 습관만으로도 말을 풀어나가야 하는 방법을 배우는 첫 번째 힌트가 된다.
잘 들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다음은 질문이다. 대화를 잘 풀어나가는 방법에서 질문을 빼고 설명할 수 없다. 서로 간에 대화의 수준을 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질문은 잘 듣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고 불필요한 오해나 생각을 제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좋은 질문은 말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스스로 해답을 찾게 할 수도 있고 자신의 오류를 발견할 수도 있게 해 준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질문 기법으로는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와 “혹시 다른 이유는 없습니까?”다. 단 두 가지 질문만으로도 상대방이 말하고 생각하는 깊이와 폭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질문은 그 한계가 없다. 대화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않는다면 어떤 질문도 대화에 도움이 된다. 단, 대화의 범주를 벗어나지 말아야 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질문이어야 한다.
말하기는 타고나는 재주가 아니다. 많은 대화를 경험하고 깨우치며 습득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말을 하더라도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정도는 누구나 다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 때문에 생기는 사건사고는 사람의 관계를 끊어버린다. 인맥관리에 실패하는 지름질이다. 결국 말을 잘하는 것이 좋은 인맥을 쌓아가는 출발점이라는데 이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