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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사람

그녀가 그를 <선택>한 이유

by 다움

"살아봐야 평생 살 수 있을지 알 수 있지.

난 최소 1년은 같이 살고 결혼할 거야."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던 그녀.

그와 함께 산지 6개월쯤 지났을 때였을까요.

1년의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그녀는 놀랍게도 그와 평생 살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아니, 그와 평생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와 사는 게 어떤지 묻는 부모님에게 확신에 가득 차 이야기할 정도로 그녀의 결심은 확고했지요.

"나 결혼할 거야.

평생 이 사람이랑 살고 싶어.

평생 오빠랑 살 거야."



'나의 의지로 선택한 첫 가족'

그녀에게 스스로 선택한다는 건 아주 큰 의미예요.

선택한다는 건 그녀에게 그로 인해 따라오는 권한과 책임 모두를 기꺼이 나의 것으로 껴안겠다는 의미.

그렇기에 그는 너무나도 특별했습니다.

그녀는 그와 함께 살며 그를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참 자주 했어요.


그녀는 그가 주는 여유와 안정감이라는 효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여유와 안정감은 그녀에게 온전한 안전지대를 만들어주었어요.

그녀는 그의 곁에서 모든 것이 될 수 있었고, 어떤 무언가도 되지 않아도 괜찮았지요.

생산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은 그의 여유를 만나 늘 그렇지는 않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도대체 왜 난 시간이 흘러도 이렇게 감정기복이 큰 거야' 스스로를 향한 자책은 그의 안정감을 만나 '난 여전히 삶을 다채롭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변해갔습니다.


물론 사람은 모두 다르기에 그녀의 입장에서 아쉽고 답답한 그의 모습도 분명 있었어요.

그와 함께 살면서 여유의 뒷모습은 답답함임을, 안정의 뒷모습은 게으름임을 깨닫게 된 거예요.

하지만 그가 그녀에게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그런 뒷모습들도 기꺼이 감내하게 했습니다.

안정을 지향하며 살아온 적이 없는 그녀에게 그는 안정이 얼마나 든든한 뒷배인지 알게 해주었어요.

안정감이 밑바탕이 되었을 때 더 신나게 도전하고 모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도 그와 함께 살며 처음 갖게 된 생각이었지요.



그녀는 이제 그와 따로 살았던 그 시기로 돌아갈 수 없었어요.

그와 함께 사는 일상이 너무 좋아서 함께 살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게 더 정확하겠네요.

평생 살고 싶다는 결심이 섰는데 더 이상 더 기다릴 이유가 없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결혼식 날짜를 잡고 결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비혼주의자였던 그녀가 결혼 준비를 시작하자 사람들은 꽤 자주 이렇게 물었어요.

"왜 결혼을 하기로 한 거야?!"


그녀는 웃으며 늘 이렇게 대답하곤 했지요.

"나는 그를 선택했는데, 이 남자랑 결혼은 세트야."


이 대답에는 걱정 어린 표정과 함께 항상 다음 질문이 이어졌고요.

"결혼을 해야겠다고까지 생각을 바꿔가며 그 남자를 선택한 이유는 뭐야?"


그 질문에 그녀는 얼굴에 행복을 가득 머금고 대답했습니다.

"난 오빠 옆에 있을 때 가장 나답더라고.

이 사람 곁에서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도 될 필요가 없어."


얼굴에 머금은 행복 덕분이었을까, 그 대답 덕분이었을까.

그 대답을 들은 이들은 '참 너다운 대답'이라며 미소를 지어주었어요.


네, 그녀는 그녀를 가장 그녀답게 만드는 그를 선택했습니다 :)



To be continued..

[Next → : 결혼을 꿈꿔온 남자와 결혼에 관심 없었던 여자가 함께 결혼식을 준비하게 되면]


+ 이번 글을 쓰며 문득 든 생각

이 브런치북은 그녀의 시선으로 쓰는 글이지만 때로는 특별편처럼 그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듣고 글로 펴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의 입장에서의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님이 계시다면 꼭 댓글을 달아주시와요!

그를 설득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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