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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벅스 Sep 23. 2023

린다의 위안 집착 말기

린다시리즈 위안 남발 하다 보면

 아! 이런 일에도 상처를 받나. 친구나 지인들이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그렇지 않냐'라고 동의를 구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맞고 너도 '나와 같지'라는 것을 확인하려 한다. 나는 썩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힘들다는 기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어 우선 '그렇겠네' '기분 나빴겠다'는 말을 한다. 안도의 얼굴로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비슷한 감정을 더 늘어 이야기한다.



 별일 아닌 것에 집착처럼 고민하거나 심각하게 생각하는 지인이 있다. 자신은 유달리 상처를 잘 받는다고 말한다.  몇 번은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지만 어느 순간 나도 힘들어지게 된다. 그리고 슬슬 피하게 된다. 만남을 딱 끊어 버리면 되는 인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나도 약싹 빠르게 머리를 굴려 말을 되도록 섞지 않거나 말을 하더라도 할 말만 하게 된다.  나에게도 언제 어느 때 상처를 받았다고 할지 모르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속셈이다. 


 세상에 상처 없이 사는 사람이 있기나 하겠나. 상처받았다고 느낄 때  진짜 아픈 일인지 생각해야 한다. 의도적이든 생각 없이 주고받는다. 상처는 새롭게 나기도 하며 아픈 곳을 건드려 더 힘들게 하기도 한다. 상처가 나면 아프니 아프다고 말하는 것도 맞다. 문제는 자신만의 저울로 재는 아픔의 무게다. 타고난 성격과 살아온 시간에 가시 같은 아픔을 전혀 모른 채 하지 않지만 사사건건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고 공감을 강요한다. 지인은 아픔을 이겨내려는 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게 간직하려 하는 듯하다. 나의 감정과는 별개로 위안을 하지만 공감은 힘들 때도 있다. 마치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듯 말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위안이 남발되어 없다면 스스로에게 위안이 정작 필요할 때는 어떡하지. 위안을 남겨야겠다고. 지극히 자신의 감정에 갇혀 상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타인에게 위안받기에 집착하지 말고 스스로 위안하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위안도 너무 받다 보면 습관성 위안받기에 익숙해져 스스로 하는 일을 잊게 된다. 


 위안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 약의 오남용을 막듯 위안의 오남용 막아야 하지 않을까. 칭찬만이 답이 아니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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