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Soil Report
농부들이 사용하는 '객토'라는 말이 있다. 농사에 적합하지 않은 땅 - 너무 모래가 많거나,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오염된 땅 - 에 좋은 흙을 가져다 넣어 토양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을 통해 메마른 땅이 생명력 넘치는 옥토로 변하고, 그곳에서 건강한 작물이 자라나게 된다.
성경의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서도 이와 같은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마태복음 13장에 등장하는 네 가지 땅 중 '좋은 땅'에 뿌려진 씨앗만이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 토양의 질이 곧 결실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이 텍스트에는 종교적 의미가 따로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분명 성과를 거두었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K-문화의 배경에는 체계적인 K-교육이 있었다. 하지만 그 토양이 이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묻지 마 범죄가 늘어나고,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현상이 단순한 우연일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처럼, 사람을 기르는 일은 백 년을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농사는 일 년, 나무 심기는 십 년의 계획이면 충분하지만, 인재 양성에는 백 년의 계획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난 백 년의 성장 이후, 이제는 교육의 객토가 절실한 때다.
그런 의미에서 주목해야 할 교육이 있다. 바로 고전교육이다. 이 교육은 지난 2,500년 동안 수많은 인재를 길러왔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약 200년간 그 빛이 희미해졌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기독교 고전 교육(Classical Christian Education, CCE)'이 새로운 교육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 성과는 놀랍게도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에서 주목했다.
2025년 4월, 포브스는 "The $10 Billion Rise Of Classical Christian Educatio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교육의 성장세를 조명했다. 기사에 따르면, 기독교 고전 교육은 7,500억 달러 규모의 K-12 교육 시장에서 조용하지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 공교육이 낮은 시험 점수와 도덕성 문제,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고전 기독교 학교는 빠른 성장을 보이며 리더급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다. 2018-19년 노트르담 대학교와 캐나다 싱크탱크 카르두스(Cardus)가 공동으로 진행한 'Good Soil Report'가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했다.
이 연구는 24-42세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공립학교, 세속 사립학교, 가톨릭학교, 복음주의 기독교학교, 종교적 홈스쿨, 그리고 고전 기독교학교(ACCS) 출신들의 삶을 비교 분석했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학업 성취도: ACCS 졸업생들은 대학에서 A학점을 받을 확률이 높고, 학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할 가능성이 다른 그룹보다 현저히 높았다.
삶의 태도: 이들은 삶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만족감이 뛰어났다. 어려움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삶의 목적과 의미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가지며, 문제 해결 능력과 감사하는 마음이 특별히 높게 나타났다.
사회적 영향력: 지역사회와 정치 참여 의지가 높고, 독립적 사고를 통해 문화를 이해하고 참여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신앙과 가치관: 교회 출석, 개인 기도, 성경 읽기 등 신앙생활이 활발하고, 결혼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을 지닐 가능성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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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이러한 결과들이 기독교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업 준비성과 성취,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 사회적 영향력과 독립적 사고력—이 모든 것들은 종교를 불문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다. 그리고 이 모든 영역에서 기독교 고전학교가 가장 우수한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은 이 교육 방식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Good Soil Report"는 고전 기독교 교육이 학생들의 영적 삶, 학업 성취, 삶의 태도, 사회적 참여 및 가치관 형성에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독교 고전 교육은 단순한 교육 방법론이 아니다. 이는 학생을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진정한 교육적 객토의 사례다. Good Soil Report를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이 교육의 성과는 이상이 아닌 현실이며,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임을 보여준다.
이제 한국 교육도 객토할 때가 왔다. 2,500년간 검증된 교육 철학과 현대적 연구 결과가 제시하는 방향을 참고하여, 더 건강하고 풍요로운 교육의 결실을 맺어야 할 때다. 좋은 토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야말로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