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비주류야.”
남편이 말했다.
“보편적이지가 않아.”
“무슨~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은 많이 사라지잖아.”
그랬다.
결혼 전 연남동에서 살았던 나는 홍대입구와 신촌을 자주 갔는데 그곳에 좋아하는 가게들이 있었다.
홍대 놀이터 앞 크레페 가게.
크레페에 토핑을 내 맘대로 고를 수 있었다.
나는 주로 딸기와 생크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어먹었다.
신촌 현대백화점 근처 하라도너츠.
브랜드 캐릭터가 귀엽고 두부로 만들어서 담백하고 맛있었다.
신촌 현대백화점 앞 짬뽕라멘집.
일본식 퓨전라멘을 팔고 혼밥 하기 좋은 곳이다.
아이를 낳고 이곳들이 생각나 몇 년 만에 남편과 함께 추억투어를 시작했는데…
크레페 가게도, 도너츠 가게도 사라졌다.
남편이 말했다.
“거 봐. 당신은 비주류가 맞다니까.”
다행히도 라멘집은 남아있어 라멘을 먹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남편은 자기 취향이던 아니던 흥행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꼭 찾아본다. 그렇게 좋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거라며.
반대로 나는 끌리지 않으면 보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 <괴물>도, <설국열차>도 보지 않았고, 당시 극장이 미어터졌던 <타이타닉>도 몇 년이나 흐른 뒤에 보았다.
그나마 남편 덕분에 <기생충>과 <범죄도시> 시리즈는 보게 되었다.
맘에 들던 것도 사람들이 너무 많이 좋아하면 이상하게도 관심이 없어진다.
남들이 “네”라고 할 때, “아니요”라고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건가?
튀는 걸 좋아하는 인간은 아닌데…
아니면 그냥 청개구리 심보?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