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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니토끼 Oct 15. 2024

덕후 기질

악동뮤지션의 이수현과 디오가 오날오밤에서 살짝 커버한 노래 ‘Rewrite the stars’를 몇 달 전에 들었다가 최근에 생각이 나서 몇 번 들었더니 너무 좋아 원곡을 찾아들었다.

<위대한 쇼맨>을 재밌게 봤었는데 그 영화 삽입곡이어서 영화를 다시 보았다.

나오는 노래들이 너무 좋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설거지를 한다.

왔다 갔다 하면서도 계속 노래를 흥얼거렸더니 딸이 “엄마, 왜 계속 노래를 불러?” 한다.

“노래를 들으니까 노래가 나오잖아. “

안타까운 건 팝송이라 잘 안 외워져서 기억에 남는 같은 소절만 계속 반복한다.

듣는 식구들에겐 조금 미안하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나오는 걸 어떡하나…


20대에 극장에서 <맘마미아>를 보았다.

이후 영화 수록곡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원곡인 ABBA의 노래도 찾아 들었다.

음악을 들으며 영화의 장면을 생각하고 언젠가 그리스에 가게 되기를 꿈꿨다.


나는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는 편이다.

재미있게 본 책이나 영화가 있으면 작가나 감독의 다른 작품은 뭐가 있는지 파고, 좋아하는 노래는 질릴 때까지 반복해서 듣는다.

옛날부터 그랬다.

한 번 꽂힌 음식도 질릴 때까지 먹는다.

중학교 때 오렌지 주스에 꽂혀 1년을 거의 오렌지 주스만 사 먹었고, 고등학교 땐 약과에 꽂혀 약과도 엄청 먹었다.

대학교 때는 포카리 스웨트,  데미소다 애플, 순두부찌개, 마파두부 덮밥에 꽂혔다.


나의 이런 덕후기질을 둘째가 닮았는지 좋아하는 게 있으면 관련된 걸 다 찾아보고 있다.

좋아하는 노래도 계속 듣는다.

차에 타면 노래를 틀어달라고 하는데 첫째는 목록이 자주 바뀌지만 둘째는 계속 같은 가수의 노래다.

비주류 기질까지 나와 닮았다.

맨날 강산에 노래만 듣는 초등학교 3학년이라니…


한동안 나의 취향 때문에 가족들이 고생 좀 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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