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둥이가 나에게 왔다
“개 키워볼래?”
같이 작업실을 쓰던 Y언니가 말했다.
동네에서 혼자 방황하던 개를 데리고 있다가 주인을 찾아주려고 전단지를 열심히 붙였는데 한 달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거였다.
발견했을 때, 얼마 안 되었는지 깨끗한 상태였고 예쁘게 미용도 되어있는 데다가 귀와 다리가 보라색으로 염색까지 되어있어 당연히 잃어버린 아이라고 생각했단다.
한 달이 되어갈 무렵 동네 마트에 전단지를 돌리니 사장님이 말씀하셨단다.
“나 이 개 알아. 주인이 이사 가면서 버리고 간 거야.”
언니는 그동안 유기되었던 개들을 많이 맡아 키워와서 이미 포화상태였다. 당시 6-7마리쯤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마침 작업실 생활을 정리하고 집에서 작업을 하려고 하던 때라 개를 키워도 혼자 두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일단 한 번 데려와볼게. 인연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다음 날 언니는 하얗고 예쁜 말티즈를 데리고 왔다. 입고 있는 하늘색 티셔츠가 너무 잘 어울렸다.
7명이서 함께 쓰던 작업실이었는데 내가 데려갈 사람이라는 걸 알았던 걸까?
아니면 내가 더 관심을 주어서였을까?
하얀 말티즈는 나를 잘 따랐다.
작업실에서 하루를 함께 보내며 그 아이를 데려가기로 마음먹었다.
“이름은 어떻게 할래? 당연히 주인 찾을 줄 알고 그냥 임시로 흰둥이라고 불렀는데…“
“나도 흰둥이라고 부를래. 짧은 기간 동안 이름이 또 바뀌면 힘들어할 거 같아.”
일주일 후 작업실을 정리하고 이사하면서 흰둥이를 데려왔다.
그렇게 하얗고 예쁜, 하늘색이 잘 어울리는 말티즈는 나의 흰둥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