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블루투스 스피커
남편이 블루투스 스피커를 샀다.
방수도 된다며 샤워할 때 가지고 들어간다.
‘뭘 저렇게까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이거 스테레오도 된대.”
“응?”
“스테레오가 된다고. 양쪽에서 쏘는 거지. 안 시끄럽고 더 안정적으로 들리는 거야.”
음향에 큰 관심도, 차이도 잘 못 느끼는 나는 말했다.
“그게 뭐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
“완전 다른 거라니까. “
남편은 차이점을 어필하기 시작했다.
한 개에 2만 원인데 뭘 저렇게까지 하나 싶어
“알았어. 하나 더 사.”
라고 하니 바로 신나서 결제를 한다.
우리 집 TV는 32인치 스탠딩인데 TV를 볼 때도 양쪽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서 튼다.
“어때? 완전 다르지?”
잘 모르겠지만 대충 끄덕끄덕한다.
지금 양쪽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스테레오로 틀어놓고 음악을 틀고 이 글을 쓴다.
복층 방에 올라와서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면 참 좋은데, 항상 시작이 어렵다.
오늘도 한참만에 올라와서 몰아서 이것저것 하고 있다.
매일 이렇게 하면 좋을 텐데 난 항상 몰아서 하는 인간이다.
그러고 보니 노랫소리가 안정적이고 빵빵하게 들린다.
계단을 내려가서 거실에 앉아있는 남편에게 엄지를 척하고 들어준다.
남편은 뿌듯하게 미소 짓는다.
“거 봐. 내가 뭐랬어. 그거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