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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단법인 넥슨재단 Mar 04. 2024

특별한 놀이터, 도토리하우스

KBS 1TV 다큐 인사이트 ‘오늘도 기적’ 1,2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 국내 최초의 중증 어린이 환자 단기 돌봄 의료 시설,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가 문을 열었다.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는 어떤 곳일까? 개원 4개월, 어떤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이곳을 다녀갔을까?


국내에 완화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의 수는 약 13만 명, 인공호흡기 등 의료 기계에 의존한 채 생활해야 해 24시간 간병이 필요한 어린이 환자는 4천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적절한 돌봄 서비스가 없어 어린이 환자의 간병과 돌봄은 고스란히 가족의 몫이다. 가족들은 여행은 고사하고 가족 대소사에도 참석하기 어렵고, 중요한 병원 볼 일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65일 24시간 이어지는 돌봄에 지친 가족들이 간병의 부담을 내려놓고 온전한 쉼의 시간을 갖으며, 어린이 환자와 가족 모두가 더 힘차게 앞으로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울대학교병원, 보건복지부, 넥슨이 힘을 모았다.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에서는 1회 입원 시 최대 7박 8일, 연간 20일까지 입원 및 돌봄이 가능하며 소아 청소년 전문의와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해 그때그때 필요한 진료와 의료적 관리를 제공한다. 또한 사회복지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먹이고 씻기고 하는 등의 부모가 해온 보살핌도 대신한다.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의 다른 이름은 ‘도토리하우스’다. 어린이들에게 더 친근감 있는 이름이 되기를 바라며 넥슨 임직원들의 공모로 지어졌으며 작은 도토리들이 잘 자라 커다란 참나무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도토리하우스에 가자!”라는 말이 즐겁고 설레는 제안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도 함께 실었다.


KBS 다큐 인사이트 팀은 이러한 도토리하우스의 취지를 담기 위해 지난해 여름 공사가 마무리될 때부터 올해까지 도토리하우스의 의료진, 임직원과 어린이 환자, 가족들과 함께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KBS 1TV 다큐 인사이트 ‘오늘도 기적’ 1,2부로 만들어져 지난 2월 22일과 29일 공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매일이 기적인 어린이 환자들과 그 형제자매, 부모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과 함께 기적을 만들어가는 특별한 놀이터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이야기는 KBS 홈페이지, 웨이브 등에서 다시 볼 수 있으며 유튜브 ‘KBS 다큐’ 채널에서도 전편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예솔이가 집에 같이 있었는데 예솔이의 어린 시절이 잘 기억이 안 나요. 그때는 좀 힘들었거든요."


<오늘도 기적> 1부 ‘예찬이 누나 예솔이’는 예찬이 가족과 함께 한다. 7살 예찬이는 선천성 근육병을 앓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몸의 모든 근육에 힘이 없어 침을 삼킬 수도, 스스로 걷거나 앉을 수도 없다. 폐 근육 또한 움직이지 못해 인공호흡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7살 인생에 수술을 8번이나 했으며 현재 15개 진료과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근육이 굳는 걸 지연시키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 재활 치료도 받는다. 가족들의 하루는 예찬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 곁에 머물며 예찬이를 돌보는 엄마의 등 뒤에는 10살 예솔이가 있다. 다큐 인사이트 팀은 예찬이 뿐 아니라 누나 예솔이의 하루를 함께 살핀다.


거울로 세상을 보는 예찬이와 예찬이의 누나이자 유일한 친구 예솔이


모든 걸 스스로 할 줄 아는 어린이로 자란 예솔이. 예찬이의 유일한 친구로 살며 기다리고 체념하는 방법을 배운 예솔이에게도 소원이 하나 있다.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가는 것! 그간 예찬이의 삶을 함께 사느라 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한 가족은 고민 끝에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도토리하우스가 오픈해 가능해진 일이다.

엄마아빠와 함께 보낸 제주에서의 모든 시간이 좋았다고 말하는 예솔이. 그리고 혼자 씩씩하게 도토리하우스에서의 시간을 보낸 예찬이. 처음으로 각자 시간을 보내며 예찬이와 예솔이는 한 걸음 더 성장했다. 이 시간은 앞으로 그들이 함께하는 삶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도토리하우스로 여행을 떠난 예찬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예솔이


예솔이의 여행 일기


"이런 곳 있다는 자체가 정말 아픈 아이를 둔 부모한테는 등대 같은 느낌이었어요. 망망대해 같은 곳에서 등대가 발견되면 아 살았구나 그런 느낌이 들잖아요."


<오늘도 기적> 2부 ‘특별한 놀이터’는 도토리하우스가 배경이다. 도토리하우스를 찾는 어린이 환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도토리하우스의 의료진 이야기를 담았다.


2013년부터 중증 난치 질환을 가진 어린이들과 그 가족을 돕는 완화의료를 시작한 김민선 교수는 도토리하우스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한다.

“내가 되게 힘들고 지치면 (안 좋은 감정이) 찰랑찰랑해서 건드리면 확 넘치니까요. 저는 보호자들의 많은 경우가 그렇게 지내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거든요. 겨우겨우 안 넘치는 정도로 살짝 흐르는 정도로 버티고 있는데 그게 결국은 흘러넘치는 것들이 아이들한테 가게 되고 가족들한테 가게 되니까요.”

“의료진만 해줄 수 있는 역할 분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생명의 위협이 늘 일상에 존재하지 않잖아요. 근데 이 친구들은 그런 게 계속 있는 거죠. 재미있게 놀고 예뻐해 주다가도 기민하게 정신 차리고 봐줘야 하는 상황들이 종종 있는 거죠”


완화의료 전문의 김민선 교수


넥슨과 도토리하우스의 인연은 2019년 김민선 교수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5년 전 김민선 교수는 넥슨재단에 먼저 문을 두드리고, 단기 돌봄 의료 시설의 필요성을 알렸다. 넥슨은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100억 원의 건립 비용을 기부하며 도토리하우스의 건립을 함께 했다.


"단기 돌봄 의료 시설 건립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사실 돈이 많이 드는 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10년, 15년 후 제가 은퇴한 후에는 이런 센터가 생기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이렇게 근시일에 생길 수 있으리란 건 상상도 못 했어요. 

2019년에 어느 기자분과 함께 어린이 환자가 있는 집에 재택 의료 관련 취재를 간 적이 있어요. 그때 그 기자님이 현실을 접하시고 너무 충격을 받으셨던 거예요. 취재 끝나고 연락이 오셔서는 후원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때 저는 지금 하고 있는 꿈틀꽃씨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완화의료 프로그램) 후원받기도 어려운데, 통합케어센터 건립 후원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기자님이 ‘넥슨’과 연결을 해주셨어요. 

그렇게 처음 넥슨을 만나서 설명을 드렸죠. 사실 후원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안 했어요. 상황 설명만 하고 오자 생각했는데, 넥슨 측에서 너무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우리가 기부를 하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답을 주셔서 진짜 놀랐어요. 아직 센터가 열리기 전이지만, 저는 여기까지 일이 진행된 게 되게 이상하고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2년 4월 넥슨재단과의 인터뷰 중에서)



도토리하우스가 개소한 지 4개월, 도토리하우스를 찾은 어린이들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생애 첫 친구를 사귀고, 자기만의 추억을 쌓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간병의 부담을 내려놓은 가족들은 여행을 가고, 책을 읽는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중요한 대소사를 해결하고, 미뤄둔 병원을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가족들은 죄책감을 느낀다. 종종 입소를 포기하고 다시 돌아가는 가족들도 있다. 김민선 교수는 가족이 건강해야 아픈 아이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더 많은 어린이와 가족들이 도토리하우스와 함께 하며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그래서 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도토리하우스에 온 어린이들


저희 가족은 아이가 아픈 뒤 처음으로 외식을 할 수 있었고, 저는 결혼하고 첫 이사를 한 친정 동생네 집에 마음 편하게 방문해서 커피도 마시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새벽에 뜨는 해가 아닌 밤에 뜨는 달을 보며 잠들 수 있는 날은 영영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덕분에 읽고 싶었던 책을 읽다가 자는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은수와 가족들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한 2박 3일을 선물해 주신 모든 분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 신은수 엄마 드림

제가 낳은 아이인데도 24시간 돌보다 보면 지칠 때도 있는데 단 며칠이라도 진심으로 돌봐주시는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 유나은 엄마 드림


셋째 출산을 앞두고 하온, 예온이를 맡길 곳이 없어 막막하고 걱정이 많았는데 덕분에 무사히 출산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 마음이 너무나도 잘 느껴져서 눈물을 흘린 적이 몇 번인지 모릅니다. - 하온, 예온 엄마 드림


도토리하우스에 입원한 어린이 보호자들의 편지




다큐 인사이트 <오늘도 기적> 전편 다시 보기 


1부 예찬이 누나 예솔이
2부 이상한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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