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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봉기 Nov 14. 2020

리우 데 자네이루 여행

남미 여행의 종착지

남미 여행의 마지막 여정지인 리우 데 자네이루에 도착했다. 리우 데 자네이루는 포르투갈어로 1월의 강이라는 뜻으로 1502년 1월 1일 이곳을 발견한 포르투갈의 항해자가 구아나바라만을 강으로 잘못 알고 붙인 이름이다. 이곳은 1763년에서 1960년까지 브라질의 수도였으며 현대 상파울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로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리우 여행은 시내 중심에 있는 11월 15일 광장부터이다.



리우가 브라질의 수도였던 200년 동안 브라질 정치의 중심지였던 이곳에서 왕의 대관식을 거행하였다. 광장의 이름은 브라질 공화국 선언일인 1889년 11월 15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지어졌다.  


11월 15일 광장은 빠수 임페리얼과 찌라덴찌스 기념관으로 둘러져 있다.  



1743년부터 포르투갈 총독부로 사용되다가 1822년 브라질 독립 이후 동 페드로 1,2세의 궁전으로 사용된 빠수 임페리얼은 1889년까지 150년간 브라질의 정치와 역사의 중심지였다. 19세기 후반 나폴레옹 황제가 포르투갈에 선전포고를 하자 진퇴양난에 빠져 있던 포르투갈 황실은 유럽을 떠나 당시 식민지였던 이곳으로 왔으며 이때부터 리우 데 자네이루는 유럽밖에 존재하는 포르투갈의 수도가 되었다.


동 페드로 2세는 브라질에서 태어난 최초의 황제가 되었으며 그는 파라과이 전쟁에서 이과수의 일부를 얻어내었고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며 이민자를 받아들였으며 사탕수수 대신 커피 생산을 장려하였다. 하지만 1888년 노예폐지 등 정치적인 문제로 왕위를 딸에게 위임하고 유럽으로 돌아가는 중 아내를 병으로 잃었으며 혼자서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지병을 얻어 생을 마감하였다. 이후 동 페드로 2세의 딸인 이사벨 공주가 이곳에서 브라질의 노예제를 폐지하는 황금 법에 서명했다.    



빠수 임페리얼 맞은편에 있는 찌라덴찌스 기념관은 브라질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찌라덴찌스를 기념하기 위해 지은 기념관으로 리우가 브라질의 수도일 당시 대통령 궁으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의회의 사용되고 있다. 기념관 앞에 세워진 찌라덴찌스 동상은 사람들의 경외감을 자아내기 위해 실물과 달리 예수님의 형상을 하고 있다. 내부에는 브라질의 역사와 정치를 보여주는 전시관이 있다.


11월 15일 광장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국립도서관과 미술관 그리고 시립극장이 나온다.



리우의 국립 도서관은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세계 10대 도서관 중 하나로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도서관이다.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무너진 왕립 도서관을 대신하기 위해 1810년에 지어진 리우의 국립 도서관은 웅장하며 화려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4층 규모의 도서관 실내로 들어가면 40만 권의 책이 전시된 큰 서가와 넓은 휴게실 그리고 유리로 만들어진 바닥과 건물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상징적인 동상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형형색색의 착색유리로 만들어진 천장이 그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국립도서관에서 다시 10분 정도 걸으면 메트로 폴리타나 성당이 나온다.  



1964년에 건립하여 1967년에 문을 연 대성당은 원뿔형의 매우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지름 104m와 높이 68m인 대성당은 2만 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성당 앞에는 브라질 성인인 성 세바스티안의 동상이 있다. 엄숙하면서 현대적인 장식을 한 성당으로 들어가면 천장부터 바닥까지 4면을 채운 스테인 그라스가 여행자를 압도한다.


대성당을 나와 광장을 가로지르면 다양한 색깔의 타일을 이용해 장식한 세라론의 계단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단인 세라론 계단은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촌에 정착한 칠레 예술가 호르헤 셀라론이 1990년부터 그의 집 앞 계단을 타일로 덮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이후 셀라론은 전 세계에서 보내 2천여 개의 타일 조각들로 더 이상 빈민가의 낡은 계단이 아닌 리우에서 가장 빛나는 관광지로 재탄생시켰다. 세라론은 2013년  자신이 완성한 계단 위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제 리우 하면 떠오르는 리우의 랜드마크인 예수상을 감상하기 위해  코르코바도로 이동한다.



코르코바도는 스페인 발로 곱사등이라는 뜻으로 산의 모양에서 그 이름을 가져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코르코바도 트램 정류장에 도착하여 트램을 타고 704m 높이의 화강암 산을 오르면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알려진 예수상이 머리 위로 나타난다.   



포르투갈부터 독립한 지 100주년을 기념하기 710m의 높이의 코르코바도 산 위에 38m 높이로 건립된 예수상은 양팔의 길이는 28m이며 무게만 1,145톤에 이른다. 1926년부터 1931년까지 6년에 걸쳐 완성한 예수상은 신체 각 부분을 따로 조각하여 결합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트램을 내려 코르코바도 정상에 서면 리우의 중심지와 코파카바나 해변 그리고 방 지 아수까르 등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코르코바도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이용하여 리우에서 가장 매력적인 해변으로 이동한다.


해변으로 이동하는 지하철에는 수영복 차림의 현지인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리우에는 활처럼 완만하게 굽은 5㎞의 백사장으로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변과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이파네마 해변이 있다.  



브라질의 해운대에 해당하는 코파카바나는 화려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곳에 있는 팔레스 호텔은 독립 100주년에 세계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행사를 한 결과 코파카바나는 단번에 세계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현재 세계 유명 호텔들이 해변을 따라 줄지어 서 있다.



두 개의 봉우리가 인상적인 이파네마 해변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사연은 다음과 같다.


1950년대 말 조빔과 시인 비니시우스가 이파나마 비치에서 살고 있었을 때 해변을 산책하는 미모의 소녀 엘루 피네이루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말을 건네지 못하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그저 감탄만 하며 그녀를 향한 가사와 곡으로 브라질 대중음악인 보사노바 형식으로 <이파네마의 소녀>라는 노래를 만들었는데 이 노래가 전 세계적인 붐을 일으켰다. 이후 부드러운 음색과 나팔소리가 인상적인 이 노래는 이파네바 해변을 전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해변으로 만들었다.


갈색 긴머리에 아름다운 소녀가
바다로 가고 있어
그녀가 걸을 때 그녀는 삼바처럼
그녀가 걸을 때 그녀는 삼바 같아
부드럽게 흔들리는 그녀의 걸음거리
하지만 그녀는 슬퍼보여

이파네마 태양에 황금빛으로 그을린 소녀가
바다로 가고 있어
그녀가 걸을 때 그녀는 삼바처럼
그녀가 걸을 때 그녀는 삼바 같아
그녀의 걸음거리는 한편의 시보다 아름다워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니
하지만 그녀가 바다로 걸어가면
세상은 아름답게 변하며 환희로 가득 찬다.


꽃과 인어가 섞여 있고 빛과 은혜가 가득하지만 어딘가 슬퍼보이는 소녀가 바다로 가는 모습이 한편의 시보다 아름답다는 <이파네마의 소녀>는 2016년 리우 올림픽의 개회식의 노래로 사용되었으며 이후 빌보드차트에서 역주행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이색적인 해변에서 달콤한 음악과 신선한 열대 과일 주스를 즐기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다면 리우 데 자네이루의 또 다른 랜드마크인 슈거로프 산을 방문하자.



구아나바라 만의 어귀에 돌출된 396m 높이의 화강암 바위산인 슈가로프 산은 그 이름대로 설탕을 쌓은 것과 같은 모양이라 하여 빵 산이라 부른다.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이곳 정상에 오르면 리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리우의 전경은 환상적으로 아름답다.


멀리 지는 노을처럼 한 달 동안의 남미 여행은 여행자의 삶을 아름답게 물들이며 추억의 저편에서 인사를 건넨다.


Grac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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