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지영 Nov 01. 2020

같은 하늘, 다른 느낌


뉴욕으로 떠날 때는 설렘과 두려움으로 비행기 안에서 잠 못 이루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집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요람처럼 편안하게 깊은 잠을 잤다. 

한숨 자고 났더니 한국 도착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니터에 한국시간은 월요일 오후 3시.

뉴욕을 떠나 왔을 때는 일요일이었다.  시간을 역행하는 타임머신 탔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남편이 공항으로 마중을 나왔다. 남편은 안 보인 사이에 안경도 쓰고, 어깨도 좁아지고, 

살도 빠져 있었다. 

떠나고 싶었던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리고 편안하고 따듯해지는 느낌이었다.

집에 들어오자 딸아이가 현관에서 나를 부르면서 들어왔다. 

나는 딸아이 목소리에 지체 없이 방을 나갔다. 긴 생머리는 짧은 커트 머리가 되어

있었고 정장 입은 모습이 숙녀가 되어 있었다.  안 본 사이에 훌쩍 커 있었다.

“우리 딸 긴 머리는 어디로 갔니?”

“아침에 머리 감는 시간 너무 많이 걸려서 잘렸어. 엄마, 엄마, 엄마, 보고 싶었어.”

머리를 잘라야 할 정도로 힘들었던 시간이 딸에 포옹 속에서 느껴졌다. 


나는 시차와 밀렸던 집안일 때문에 몇 주간 고생을 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뉴욕 가기 전과 조금은 다른 일상이었다. 딸의 수능 준비로 집을 방문하는 과외 선생님들에

간식도 챙기지 않아도 되고 , 시 아버님 재혼으로 식사 걱정도 안 해도 되었다

내 등에 붙어 있었던 식탁이 떨어져 나갔다.  갑자기 나에 바뀐 일상이 편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한가해도 될까 할 정도로 어색했다.

예전에는 내 시간을 만들려면 투쟁적이었는데 그렇지 하지 않아도 내 시간이 생겼다. 뉴욕에서 보고 만지고 

경험했던 시간을 그대로 묻어 두면 안 될 것 같았다. 내 뜨거운 가슴이 식기 전에 나는 찾아야 했다. 

마른 나뭇가지에서 연두 빛 새싹이 돋아오고 꽃들이 피어오르는 봄이 찾아오고 있었다. 

봄처럼 내 꿈도 피어오르고 있었다. 





추천 레시피


일상이 지루할 때 아주 잠시라도 일상을 벗어나면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이다. 

조금만 추가하면 다른 맛, 다른 느낌이다.  색다르게 활용하기 좋은 식 재료는 식빵이다. 

물론 식빵을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조금만 변화를 주어도 새로운 요리가 된다. 


프랑스식 토스트로  파리지앵의 기분을  내보자. 



프렌치토스트

Pain Perdu


계란, 우유, 설탕, 소금을 푼 계란 물에 차가운 식빵을 담가 둔다. 계란 물이 식빵에 충분히 스며들 때까지 두는 게 좋다. 팬에 버터를 녹이고 아주 약 불로 식빵을 익힌다. 

이때 계란 물이 스며든 식빵이 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접시에 구운 빵을 올리고 슈가 파우더를 뿌린다. 

구운 소시지와 야채를 곁들인다. 부드럽고 달콤한 빵이 맛있는 요리이다.

간식으로도, 식사로도 만족감을 주는 레시피이다.




이전 07화  뉴요커처럼 살아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