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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드카 아카이브 Dec 13. 2022

달걀을 본뜬 귀여운 로드스터 :
대우 조이스터

[아카이브 프로젝트 : 13]

대우 조이스터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보존되고 있는 극소수의 콘셉트카 중 하나이다. ⓒ Daewoo

DAEWOO JOYSTER

[Archive 013] 1997, Designed by Daewoo Worthing Technical Center. ⓒ Dong Jin Kim


 1997년의 대우자동차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라노스를 시작으로 누비라, 레간자를 출시해 노후화된 라인업을 화려하게 쇄신하는 한편, 공격적인 기술자원 / 해외 브랜드 매수를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인 대우자동차의 기세는 기아차는 물론 현대차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런 대우가 제2회 서울 모터쇼를 그냥 지나갈 리 없었다. 대우자동차는 이때 무려 5종의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관람객의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했다. 그중 부스 메인 스테이지에 전시된 조이스터는 작지만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일부에서는 양산 계획이 있었다고 서술하곤 하지만 산화를 준비한 적이 없는 순수 콘셉트카이다.

대우자동차보존연구소가 제공한 조이스터의 사진.

대우는 조이스터의 유래를 '기쁨'을 뜻하는 'Joy'와 '~하는 것, ~하는 사람'을 뜻하는 'Ster'의 합성어라 소개했다. 대략 '기쁨을 주는 차' 혹은 '기쁨을 느끼는 사람'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조이스터는 공차중량 870 kg에 불과한 콤팩트 FF타입 스포츠카를 표방했다. 차량의 제작은 '대우 워딩 테크니컬 센터 (DWTC)'가 주도했으며 당시 익스테리어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던 '김태완' 전 GM대우 부사장이 디자인에 참여했다. 디자인 모티브는 계란과 계란집으로, 차량 외관에서 각을 최대한 배제한 모습이다. 이외에도 방향지시등이 분리된 헤드램프, 뉴 그래픽의 그린하우스, 불규칙한 그릴 패턴 등 특이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다. 타이어는 미쉐린이 조이스터를 위해 특별 제작한 '마그마' 타이어를 장착했다. 대우의 로고를 응용한 타이어 패턴이 인상적이다.

관리 부실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실내는 각종 계기판과 스위치들을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하여 실내공간의 기능성과 편의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차체 외관과 어울리는 스타일로 디자인하면서 도어 트림, 시트의 색상과 패턴을 통일시켰다. 대우는 이를 두고 '세련된 인테리어 감각을 살렸다'라고 소개했는데, 지금 시점에선 다소 촌스러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당시엔 이례적으로 전자식 클러스터와 LCD 트립 컴퓨터가 장착되었다. 편의 장비는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휠, ABS, 에어컨, 히터가 적용되었다.


크기는 전장 4,040 mm, 전폭 1,770 mm, 전고 1,270 mm, 축거 2,525 mm.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1458 cc 자연흡기 SOHC 엔진과 전자식 오토클러치, 수동 5단 변속기를 맞물려 최대출력 92.4 Ps / 4800 rpm, 최대토크 13.93 kg.m를 자랑했다. 현가장치는 앞 뒤 각각 맥퍼슨 스트럿, 트레일링 암 방식, 브레이크는 앞 뒤 각각 ABS 디스크, 드럼 방식을 적용했다. 제로백은 11.57초라고 전해지지만 확실하진 않다.

비록 먼지는 쌓였지만 망실 부품 없이 보존되었다.

조이스터는 2년에 걸쳐 모터쇼에 출품되었다. 출품 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한 관례를 깬 것이다. 다른 점이다. 모터쇼 출품 이후엔 한동안 군산공장의 홍보관에서 전시되었다. 주로 군산공장으로 견학을 온 어린이와 성인들을 맞이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아쉽게도 적절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수많은 손길로 조이스터의 상태는 악화되었다. 심지어 모 동호회에서는 규율을 어기고 탑승하기도 했다. 더불어 GM대우로 회사명이 변하면서 로고를 교체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019년에는 군산공장이 청산되면서 군산 대학교 새만금 캠퍼스에 기증된 것이 알려졌다.


야외 주차장에 방치되다시피 한 조이스터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외지인들의 거친 손으로 파괴되었다. 이후엔 소식을 들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이를 2021년 9월에는 김우중의 가족이 소유한 아도니스 호텔로 옮겼다. 연구회 관계자는 “대우그룹의 역사관이 건립된다면 제대로 전시할 예정”이라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들의 계획이 언제 현실로 실행될지는 미지수이다. 지금도 조이스터는 겉 비닐을 씌어둔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적절한 제지 없이 방치되고 있다. 무관심한 소유주와 무감각한 자칭 ‘자동차 덕후'들의 결과물이다.

TIMELINE

1997.04.23~1997.05.04 : 제2회 서울모터쇼 출품

1997.10.12~1997.10.26 : 제11회 런던모터쇼 출품

1998.09.29~1998.10.11 : 제100회 파리모터쇼 출품

1999.05.20~1999.05.30 : 제11회 바르셀로나모터쇼 출품

1999.02.12~1999.02.21 : 제91회 시카고모터쇼 출품

현재 소재: 대한민국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호텔


REFERENCE

 * 본 게시글의 사진은 '대우자동차보존연구소'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매일경제 '서울모터쇼에 신차 대거 등장' 1997.04.09

한국경제 '국내차 : 대우자동차..신선함 최대한 강조' 1997.04.22

매일경제 '첨단기업 이미지부각주력...이국열' 1997.04.22

매일경제 '관장에게 듣는다 첨단기업 이미지 부각주력' 1997.04.23

매일경제 '대우 컨셉트카 대거 출품 기술 과시' 1997.04.23

한국일보 '하이테크 ‘21세기 한국차’ 달려온다' 1997.04.23

매일경제 '미쉐린 컨셉트카 신개념타이어 도입' 1997.04.30

시사저널 '미래 자동차 디자인은 '곡선+직선'' 1997.05.08

동아일보 '레간자를 사는 가장 손쉬운 방법' 1997.09.10

티스토리 cielo '대우자동차 조이스터 컨셉트카 Daewoo Joyster Concept' 2009.06.14

서울신문 '추억의 올드카 공개수배' 2009.08.25

중앙일보 '자취 감췄던 대우차 보물들 300㎞ 떨어진 곳 찾았다…무슨 일' 20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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