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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드카 아카이브 Nov 22. 2021

이건희는 성공한 덕후일까?
삼성 SSC-1

[아카이브 프로젝트 : 7]

SSC-1은 이건희의 야망을 그대로 투영된 산물이다. ⓒ Samsung

SAMSUNG SSC-1

[Archive 007] 1997, Designed by Samsung. ⓒ Dong Jin Kim

이제는 고인이 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총수는 대한민국 재벌계의 대표적인 자동차 덕후였다. 대한민국 재계 1위 아니랄까 봐 이건희는 개인 명의로 124대, 현재 가치 450억 이상의 자동차 컬렉션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포르쉐 911 터보, 벤츠 SL65 AMG를 타고 서킷을 질주하는 이건희의 모습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건희는 아예 '덕업 일치'를 꿈꾸며 삼성자동차 출범에 열을 올리기도 했었다. 이번에 다룰 차량이 이건희의 직접적인 오더가 있었던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차량이 출시를 위해 연비 인증까지 마친 진지한 작품이란 것은 분명하다.

프로토타입이라 다른 차량의 부품을 차용했다.

1997년 11월 29일, 삼성그룹 본관 1층 로비에서 한 스포츠카가 공개되었다. 이름은 SSC-1 (Samaung sports car-1), 삼성이 자체 개발한 독자 모델로 SM5가 정식 출시되기 이전이라 SM 네이밍은 적용하지 않은 모습이다. 그간 국내에서 보여지던 쇼카 성격의 스포츠카와는 달리, SSC-1은 단순한 쇼카 수준을 넘어 그럴싸한 스포츠카를 구현한 차량이다. 개발 목적부터 출시를 앞둔 SM5 (KPQ)의 VQ 엔진을 연구하기 위한 용도였는데, 최고 속도 230 km/h를 달성한 러닝 프로토타입인 점에서 이 주장의 신뢰도가 높아진다.


이 차량은 무려 미드십 스포츠카이다. 놀랍게도 이는 국내의 자동차 회사에선 최초의 시도였다. 물론 엔진룸 내부를 얇은 철망으로 마감하는 등 만듦새에선 프로토타입을 벗어나진 못했다. 하지만 가로 배치된 2.5리터 VQ 엔진이 최고 출력 190마력, 최고 속도 230 km/h를 발휘해, 폭발적인 성능은 아니지만 공도 주행엔 손색이 없는 수준까지 이끌어냈다. 공식적으로 인증받은 연비는 10.7km/ℓ로 2등급이라는 높은 등급을 달성했다.


차량이 차량인 만큼 실내 중앙의 AV 시스템 등에서  SM5의 것을 그대로 적용했다. 이외에도 헤드 램프는 닛산의 300ZX에서, 핸들과 기어봉은 모모 (MOMO) 사의 부품 (이 부품은 닛산 스테이지아에서도 사용됨)을 적용했다. 브레이크는 브렘보, 시트는 전동식을 사용했다. 후미등과 사이드미러는 토요타 수프라의 것을 유용했다.

옐로우와 실버 두 대가 제작되었다.

본래 첫 공개에선 옐로우 차체에 5스포크 휠이 적용된 모델이 전시되었으나 이후엔 소소한 외관 변화를 거친 실버 모델만이 외부 공개가 되고 있다. 삼성 자동차의 청산 절차가 어느 정도 이뤄진 이후인 2001년엔 오랜만에 부산 모터쇼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후엔 옐로우와 실버 모두 삼성화재 교통박물관에서 관리가 이루어지다 2017년 즈음부터는 실버 모델이 부산에 위치한 르노삼성자동차 갤러리에서 전시가 되고 있다. 옐로우는 박물관 창고에서 보존 중. 굴곡진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질긴 생명력으로 제작된 두 대 모두 살아남은 몇 안 되는 한국의 컨셉트카 중 하나이다.


출처: 카라이프, 삼성화재 교통박물관. (출처가 불분명한 사진은 제외한 점 양해 드립니다.)


이전 23화 전기차도 '가전제품'처럼, 삼성 SEV-3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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