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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비드 박 Aug 11. 2022

행복한 콘도시설 이용 후기

워너비 라이프

우리 콘도에는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수영장, 테니스장, 자쿠지, 바베큐장, 회의실, 독서실, 다이닝룸, 쉼터 등 편하게 쉴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특히 이 비싼 월세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한 가지 이상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속적인 시설 이용을 통한 나의 능률도 상승하고 있다.


첫째 수영. 태어나서 제대로 수영을 해본 적 없던 나는 불과 3개월 만에 자유형, 배영, 평형까지 라인 하나 정도는 무리 없이 가게 됐다. 5살 때부터 YMCA아기스포츠단에서 정기적인 트레이닝을 받아 수영장을 물개처럼 다니는 와이프의 하드 트레이닝 덕분인지는 몰라도 요즘은 물이 정말 좋다. 대학시절 한탄강 래프팅을 하다 잘못 빠져 해병대 출신 친구 때문에 가까스로 살아났던 그 시절을 다시는 떠올리기 싫기도 했고, 가평 계곡물에서 물뱀 때문에 놀라 잘못해서 가지 말아야 할 깊은 계곡 물속으로 빠져들어 영원히 떠오르지 못할 뻔한 기억도 떠올리기 싫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이젠 그 공포심으로부터 조금은 벗어나게 되어 물과 친숙해진 지금 정말 행복하다.


둘째 테니스. 베트남 여행 때 친구랑 처음 접해보긴 했지만 항상 공이 공중으로 뜨기만 하던 그 스포츠다. 뜀박질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양쪽으로 정신없이 포핸드, 백핸드를 해댈 때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잠시 까먹을 때도 있었다. 그나마 랠리가 된다면 다행이지만 랠리도 안되고 서브로 끝나거나 서브 조차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테니스다. 하지만 요즘은 주 1~2회 2시간씩 코트를 뛰어다닌 결과 지속적인 랠리가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특히 팔에 힘을 빼고, 공을 끝까지 보고 라켓 중심 타점을 맞추고,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은 상태에서 몸통을 회전시키고, 테이크백을 빨리 가져가야 한다는 유 X브 내용을 교훈 삼아 그대로 실천하고있다. 또 백핸드 성공확률이 전보다 급격히 좋아지고, 스파이크 서브까지 가능해지면서 조금만 더 훈련하여 지역 동호회에 참가해 볼까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콘도 테니스장

셋째 요리. 사실 어쩔 수 없이 시작하게 된 것이 요리다. 직접 초보주부의 삶을 살아보겠다고 자처한 일이지만 요리는 결코 쉽지 않았다. 먹어야 사는 인생이라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기에 나는 수영, 테니스보다 요리에 더 온 힘을 기울였다. 두근두근 첫 요리는 된장찌개였다. 당시 그 요리를 해보겠다고 동네 마트에 가서 두부, 호박, 무, 고추 등등 각종 재료에다 바지락까지 보탰다. 하지만 바지락이 신선하지 않았는지 찌개는 좀 역한 맛이 났고 하필이면 당시 첫 요리에 예정에도 없던 와이프 지인분까지 집에 오시는 바람에 씁슬하고 실망스러운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 후 그 추억을 발판 삼아 각종 한식과 가벼운 브런치에 끊임없이 도전하였고 지금의 와이프와 나는 밥그릇과 국그릇을 싹싹 다 비워낼 정도로 요리실력이 급 상승하였다. 특히 한식은 양념장과 물의 배율 그리고 육수의 진 함정도가 전체의 맛을 결정하는 듯하다. 얼마나 적게 넣었냐 많이 넣었냐에 따라 그 맛의 차이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초보주부가 뭘 얼마나 알겠냐만은 만들어진 음식을 잘 비워주는 것만으로도 그 성취감은 이뤄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행복이란 이처럼 우리 일상속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다. 수영하고 테니스 치고 요리하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든 그것을 통해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경제활동도 곧 시작할 것이다. 경제활동을 통해 다시 행복감을 찾을 수도 잃을 수도 있다. 만약 잃는다고 하면 이런 활동들로 다시 행복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행복하기 위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 '세상의 이치를 터놓고 말하다'

'세상의 이치를 터놓고 말하다' 일본 납세액 1위, 최고 부자 '사이토 히토리' 작가의 솔직한 인생론이 담겨 있는 이 책에는 가슴에 꽂히는 구절이 있다.


행복의 길은 지금 당장 행복해지자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 행복해지려면 뭔가를 하기 이전에 행복한 상태여야 한다. 일단은 행복해야 한다. 행복한 상태에서 움직여야 한다. 절대로 행복해지기 위해 뭔가를 하려고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그런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현재 지금 행복하지 않고 불행하다고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행복한 상태에서  어떤 일을 시작해야 그 일이 된다.


내가 태어난 것은 부모가 나를 낳아줬기 때문이고 죽으면 그것으로 인생은 끝난다고 믿는 사람과,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데는 의미가 있고 이는 전생에 다하지 못했던 일을 현생에서 이루고 내생에서도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라고 믿는 사람의 인생은 전혀 다르다.


즉 인생의 행복은 자신의 태도에 달려있다 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책의 내용과 같이 나의 생각, 나의 자세, 나의 이념 등 이 모든 것들의 중심에는 '행복'이 있다. 일단 행복해야 어떤 일을 하던지 잘 풀릴 것이라고 보는 것이 나의 생각과 매우 일치한다.


행복에 대한 가치관은 모두가 다르다. 부자가 되어 돈을 펑펑 써서 행복한 사람, 그냥저냥 적당히 돈을 벌고 적당히 자식농사 잘 지어서 잘 크는 것 보며 행복한 사람, 돈과 관련짓지 않아도 자식이 없어도 결혼하지 않아도 나 혼자 잘 먹고 잘살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 등 세상엔 여러 종류의 행복 가치관들이 있을 것이다.


MZ세대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욜로(YOLO)', 가치를 소비하는 '미닝 아웃(Meaning Out)', 소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라는 단어로 대변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욜로는 미래 또는 타인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 할 수 있고, 미닝 아웃은 개인의 취향과 정치, 사회적 신념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이 선언하는 행위를 의미하고, 플렉스는 자신의 가치나 신념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를 의미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 MZ세대의 일부이며 모두의 가치관을 존중한다. 어떻게 보면 기성세대와의 사회적 인식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모두가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 자아를 성찰하고 이상을 꿈꾸고 다시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소비하고 행동하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것이 본인이 판단했을 때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고, 스스로 행복이라고 판단했을 때 기준으론 말이다.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보다 내가 만족할만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먼저 고민해보고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관이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 보람찬 일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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