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사진찍기
2020년 8월 이런 모집 공고를 보게 된다. 카카오톡에서 주최하고 100일 챌린지를 한다는 것이다. 평소 카카오톡 회사의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떻게 진행하는지가 너무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카카오프로젝트100에서 진행하는 ‘하루에 1초씩, 하늘사진 찍기’에 신청을 하게 됩니다. 이 프로젝트의 진행은 2020년 9월 7일부터 12월 15일까지 매일 100일 동안 진행이 됩니다. 매일 한 장의 하늘 사진을 찍어서 스마트폰 앱에 인증을 하면 되는 너무 쉬운 챌린지 였어요. ‘음 이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카카오프로젝트100은 신청할 때 1만원을 송금합니다. 그리고 100일을 완성하면 이미 지불한 1만원을 그대로 돌려주는 형식이다. 사람의 심리가 이상한데 그 만원은 꼭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꼭 성공해야지 결심합니다.
많은 챌린지 중에 ‘하늘사진 찍기’를 신청하게 된 이유는 단순한 이유였어요. 이 프로젝트의 메니저가 김중혁 작가님이셨기 때문에 우선 첫눈에 띄었습니다. 카카오프로젝트100은 처음에는 이렇게 유명인들이 메니저를 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저는 혹시나 프로젝트 종료 후에 오프모임이라도 있다면 작가님을 직접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많이 생각하지 않고,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유는 100일 후에 하늘사진 100장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한민국 서울의 가을 하늘은 너무나 다양하고 예쁘기 때문에 너무나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일을 기다렸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게 하는 건, 너무 많은 이유 말고 작은 딱 한가지 이유라도 있으면 하게 되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챌린지 첫날이 되었습니다. 1일의 사진을 조금 멋있게 찍어보고 싶었어요. 스마트폰으로도 사진을 얼마든지 찍을 수 있었지만, 저는 집에 있는 DSLR 카메라를 일부러 꺼내어 들고 집근처 산책로에 나갔습니다. 오래간만에 손에 카메라를 들고 길을 걸으니, 사진작가가 된 것 마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자꾸 힐끗거리면서 보게 되는 하늘도 멋있었구요. 그날의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주 작은 저지름이 저에게 주는 아주 큰 기쁨이었어요. 첫날 저는 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주머니에 있던 스마트폰까지 꺼내어서 찍기도 했어요. 매일 걷는 집근처의 그 길과 매일 그곳에 있던 하늘을 그렇게 자세히 본 날이 처음이었습니다.
2020년 9월의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보여지는 멋진 하늘색을 사진에 담을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까울 정도로 근사했어요. 왜 그 동안은 이걸 모르고 살았나 싶었고, 2020년 봄날 하늘을 남겨 놓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가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그 중에 딱 한 장을 선택했어요. 잠시 필터를 넣어볼까 편집을 할까 고민도 했지만, 나름의 한가지 원칙을 정했습니다. 나는 이번 챌린지 100일동안 편집없이 원본 그대로를 올린다. 그리고 카카오톡프로젝트100의 앱의 오늘 사진을 인증하는 곳에 올렸습니다. 첫날의 풍경과 내 기분을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너무 기분이 이상했어요. 모든 일의 첫날은 이런 기분이 드나요? 멋진 사진과 함께 꽤 오래 걸어서 운동도 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챌린지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하루 이틀 하늘 사진을 찍으면서, 저에게 특이한 행동이 일어났어요. 걸으면서, 운전하면서 자꾸 하늘을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쪽 하늘, 저쪽 하늘을 살피게 되고 이상한 구름이 있는지 보게 됩니다. 과거에 이렇게 하늘을 자주 본 적이 있었던가? 없었던 거 같아요. 하루 한 장의 사진을 선택하기 위해서 자꾸 하늘로 향하는 시선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달라지는 하늘 색과 구름의 모양을 보면서 이런 저런 구도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침, 점심, 저녁에 따라서 다른 색의 하늘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서 일기예보도 보면서 어느
날은 아침에, 다른 날은 저녁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느 날은 우연히 빨래를 널다가 바라 본 하늘 색이 너무 예쁘더라구요. 이런 급히 카메라를 집어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빨래를 놔두고 말이죠. 어느덧, 사진 찍는 일이 아주 중요한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마도 30일이 지나고 있던 어느날 이었어요. 항상 집 근체에서만 찍다보니, 건물과 함께
걸리는 하늘 말고 온전히 하늘만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뻥뚤린 곳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 곳은 집에서 가까운 선유도 공원이었어요.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저는 흥분이 되는 맘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내 눈앞에 파아란 하늘과 너무 예쁜 구름들이 있었습니다. 그 날 너무 신나게 많은 사진을 찍어서 그 중 한장을 고르기가 너무 힘이 들었어요. 이런 식으로 무언가를 시작한다고 결정되고 나니까, 그전과는 다른 행동을 하고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신기한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늘 사진을 올리는 100명의 사람들의 하늘 사진을 매일 구경할 수 있는 엄청난 특혜를 받게 됩니다. 이건 내가 예상한 일이 아니었어요. 나는 내 사진만 생각했는데, 매일 같이 챌린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하늘 사진을 볼 수 있는 선물을 받게 되었어요. 처음엔 서로의 사진 만을 보기만 하다가, 용기를 내어서 댓글을 써보게 됩니다. ‘예쁘다. 아름답다.’ 댓글도 쓰고, 거기가 어디인지? 궁금하다고 물어보기도 하고, 이 사진 내가 다운 받아서 SNS에 올려도 되는지 물어보기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하늘 사진이 예쁘게 찍히는 장소와 시간을 서로에게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가까워서 가 볼 수 있는 공간이면 같은 시간에 가보기도 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같은 일을 하는 100명이 있다는 느낌은 조금 이상했어요. 하늘 사진을 찍기 위해서 하늘을 힐끔힐끔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혹시 길에서 마주치면 혹시.. 해보지만 다가가서 말을 걸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매일 사진을 찍게 되면서, 내가 사진찍기 좋아하는 각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하늘만 나오는 그런 넓은 곳에서 하늘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건물 사이의 하늘을 목을 확 위로 꺾어서 찍어보았는데, ‘이거다!’ 했어요. 좋아하는 구도과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른 렌즈를 통한 느낌이 온전히 남았습니다. 그 후로 그런 비슷한 사진을 많이 찍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를 시도해보아야 나의 취향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100장의 사진이 남은 이 챌린지는 종료가 되었습니다. 저는 성공을 해서, 도장 100개가 찍힌 성공인증서를 받았습니다. 이 한장이 머라고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스스로에게 정말 잘 했다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진전도, 메니저이신 김작가님과의 만남도 없이 끝이 나서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자랑스러운 100일 완료 수료증과 100일 하늘 사진이 저에게 남았습니다.
처음 100일을 성공했다는 아주 생생한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재미있게 무언가를 한다면 좋겠다는 아주 작은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