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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시아

인생 2막을 위해 한 발자국 #51

by 신성현

약 2년 전.

퇴사 후 디스크 재활과 함께

많이 힘들었던 시기.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우울함이 쏟아지고

날카로움과 화가 많아질 때면 집을 나서서

펜과 노트를 들고 차로 향했어.


차에 앉아서 머릿속의 생각들을

노트에 무작정 적어 내려갔지.

미친놈처럼 생각나는 대로 전부 적었어.


평소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는 생각들.


내가 지금 왜 이렇게 힘든지

내가 왜 이런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지.

무엇을 걱정하는지, 어떤 것에 화가 나고

어떤 부분들이 불만족스러운지.


그렇게 한참을 노트에 쏟아내고

눈으로 보이는 생각들을 읽어가며

내가 이렇게 힘들었구나 위로했어.


고요하고 집중할 수 있는 동굴.

울어도 되고 소리를 질러도 되는

차 안에서 글로 마음을 위로했고,

그곳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어.


요즘은 너무나 안정된 삶을 살고 있기에

차 안에서 글을 적는 일은 없어졌지만

지금도 조용히 위로를 주는 공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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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을 위해 한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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