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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

인생 2막을 위해 한 발자국 #53

by 신성현

아들이 방학을 맞아 동탄의 할머니 댁으로 놀러 갔어.


엄마 아빠가 같이 갈 수 없는 스케줄이라

동탄까지 혼자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지 물어보니

혼자 가겠다고, 도전해 보겠다고 하네.

흔쾌히 가보겠다며 말하는 모습에 놀라고
혼자 보내는 것이 걱정도 되었지만
멋있다며 도전을 응원해줬지.

이제 슬슬 혼자 하려는 일들이 많아지고
엄마 아빠와의 떨어져 있을 수 있는 거리도
이렇게 점점 멀어지고 있어.

동탄으로 떠나는 당일.
기차를 타는 곳까지는 아내가 함께 해주었고
기차 안에서 어색하게 손을 흔드는 아들의 영상과
함께 둘이 나눈 문자 내용을 보내주었어.

‘아들. 혼자서 기차 타고 가는 기분이 어때?’
‘설레’

이렇게 점점 멀어지는 도전을 하는 아들을 보니

멋있기도 하고 허전한 기분이 들기도 하면서
어릴 적 시내로 가는 버스 제일 앞자리에 홀로 앉아
설렘과 두려움 반으로 기사님과 풍경을 바라보던
어린 시노의 모습이 떠올라.

아들 덕분에 어릴 적 그 설렘을 다시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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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을 위해 한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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