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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 Dec 26. 2021

정약용의 판단 기준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그의 아들 학연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다. 멀리 있지만 자녀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은 정약용이 선택의 기준에 대해서는 아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었을까?     


"천하에는 두 가지 큰 기준이 있다. 하나는 <옳음과 그름>이라는 기준이고, 다른 하나는 <이득과 손해>라는 기준이다. 이 두 가지 큰 기준에서 네 가지 등급이 생긴다. "옳은 것을 지키면서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높은 등급이고, 그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면서 해를 입는 등급"이다. 또 그 다음은 "옳지 않은 것을 추종하여 이익을 얻는 경우"이고, 가장 낮은 등급은 "옳지 않은 것을 추종하여 해를 입는 경우"이다.

네가 지금 내게 홍의호에게 편지를 보내 빌라고 하는 것이나 또 강준흠과 이기경에게 꼬리를 흔들며 애걸하라고 한 것은 3등급을 구하려다가 필경은 4등급으로 떨어지게 되는 일이니, 내가 어째서 그런 일을 하겠느냐?" 

                                                                                        -<다산의 마음>중에서     


정약용은 아들에게 현명한 판단의 기준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옳고 그름” 이다. 그 결과가 비록 손해를 가져다준다할지라도 옳은 일을 선택하는 것이, 옳지 않은 일을 선택하여 이득을 얻는 것보다 더 현명하다고 정약용은 말한다. 그래서 정약용은 정적에게 자신을 구명해달라는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손해가 있더라도 바른 것을 추구하겠다는 의지이다. 


당장의 손해가 있더라도 "바른 것"을 추구하는 것. 정약용의 판단기준은 “이득”이 아니었다. 





정약용의 예만 들면 너무 구시대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투자계의 대부 워런버핏에게도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준은 자신의 양심이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눈앞의 이익을 쫓아 선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의 좇느라 정말 중요한 것을 놓쳐버리곤 한다. 하지만 그런 근시안적인 시각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현명한 선택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인생은 길다. 그리고 끝나기 전까지는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다. 옳지 않은 선택을 통해 당장 눈앞의 이익을 얻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언제 그것이 불행의 씨앗이 될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운이 좋아 그 일은 별 문제없이 끝났다고 할지라도 다른 일에서 더 큰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 


우리 인생에서 지금 당장 좋은 일이 언젠가 있을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하고, 지금 불행이라 여겨지는 일이 다시 좋은 일이 되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근시안적 안목으로 눈앞에 벌어진 일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혹시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세상은 왜이리 내 편이 아닌가하는 원망을 품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한 번 되돌아볼 일이다. 그 뜻이 진정 바른 것이었는지, 세상이 나를 도와줄 만큼 나는 세상을 바르게 살아왔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자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쉽게 변하는 운의 흐름에서 반드시 추구해야 할 것은 옳은 일, 바른 것을 향한 선택이다. 다소 손해가 되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일, 양심을 지키며 사는 삶, 내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삶. 옳은 것을 향한 선택이 빛을 발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시도때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치 않는 사실은, 결국은 옳은 것이 승리한다는 것이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세상 물정에 의지하기보다 바른 것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현명하고도 안정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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