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웃는 사람이 강자다.

by 천정은

나의 친한 후배는 대학 성적도 제법 좋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쟁이다.

이 후배를 알게 된 것도, 늘 선배에게 인사하며 웃는 미소 덕에 자연스레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선배인 내가 후배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런 후배도 대학병원 합격의 기쁨도 잠시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자신이 너무 싫다고 말한다.

프리 셉터 선생님이 열심히 설명하고 가르쳐 주는데도, 늘 실수만 하고 일이 늘지 않는다는 이유다.

자신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에 잠못 이루는 날들이 많으며, 출근 시간만 되면 가슴이 두근두근 하다는 것이다.

밝은 미소가 아름다웠던 후배는 어느덧 다크써클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었다.

웃음 대신 늘 울고 싶은 날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직장에서는 너는 왜 인상 쓰고 다니니?

다른 병동 신규 간호사는 늘 웃고 다니는데?

자신은 신규 시절이 없었던 것처럼 말하고, 평가한다.

하나라도 실수하는 날에는 공부를 하고 다니니? 머리가 안 좋아?

언제라도 덤벼들 자세다.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아니 메스컴만 보더라도, 승자와 패자를 가르고, 평가하기 급급하다.

한골이라도 넣는 사람은 영웅이 되고, 수비를 잘못 한사람은 욕 얻어먹기 바쁘다.

결과만을 보고 승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쏟아내는 것이다.

마치 패하는 사람이 죄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자신은 한 번도 실패해본 적 없는 사람인 듯 말이다.

그러다보니 현대사회에서는 스트레스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는 살수는 없다.

다만, 자신을 잘 다스려 스트레스를 현명하게 넘기는 사람이 강자가 될 뿐이다.

이러다 보니 웃는 날이 없을 정도로 삭막한 사회, 직장생활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나의 신랑은 군인인 탓에 이 지역 저 지역 떠돌이 생활을 한다.

이번에 새로 자리를 잡은 곳에서 예기치 않게 관리자가 되었다.

관리자의 역할이 되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책임감이 있는 자리이다 보니, 일중독에 빠졌다.

힘든 환경에도 긍정적인 생각과 웃음을 보인 신랑이 좋아 결혼까지 했는데, 지금의 직장생활은 최악이라고 했다.

후배들 눈치 보랴, 윗사람들 눈치 보랴 쌓인 일하랴, 웃을 일이 없다고 했다.

아니 웃음이 안 나온다고 했다.

한번은 신랑 동기가 집에 와서, 이런 말을 했다.

신랑의 장점은 늘 웃는 얼굴, 누가 욕해도 슬기롭게 넘기는 지혜가 있다며 강적이라고 했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저 녀석이 힘든지, 아침에는 좋은 아침,,이라고 웃으며 인사하다가 오후가 되면 똥 씹은 표정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우린 한바탕 웃었지만, 사실 나 역시도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신랑의 힘든 직장생활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으로서 견뎌야 하는 무게감, 그리고 웃을 수 없는 환경들, 자신의 이미지 관리 등이 신랑의 삶의 무게를 짓누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며칠 흐른 후, 서점에 갔다가 정말 좋은 책이 있어서 신랑에게 선물했다.

제목은 상처받을 용기라는 책 이였다.

우리는 맷집을 키워야 한다.

환경을 바꾸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일 수 있지만, 나를 더욱 잘 보호하는 것은 내 노력에 달린 일이다.

비난과 스트레스에 무너지느냐 아니면 견뎌내느냐?

복숭아라는 과일은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지니고 있지만 속에는 절대 침범할 수 없는 단단한 씨가 있다.

복숭아의 과육이 겸손과 사회성이라며 단단한 씨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공간, 자존감으로 둘러싸여 있는 나의 중심이 아닐까. 이상적인 직장인은 부드러움과 단단함을 모두 간직한 복숭아와도 같은 모습이어야 한다.

이 구절을 보면서 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힘들 때일수록 더욱도 웃을 수 있는 내면의 힘 말이다.

남들의 비난, 남들의 평가로 인해 나의 하루 ,아니 나의 인생에 웃음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힘들 때일수록 강하게 웃을 수 있는 강한 자가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를 다독이는 강한 자존이 있어야만 한다.

나는 참 괜챦은 사람이야,,나는 잘하고 있는 거야,,

조금 느리고 천천히 가는 것뿐이야,

누구나 일을 빨리 배우고 잘하면 좋겠지만, 나는 서두르지 않고 정확하게 할 거야..

이 힘든 시간도 곧 지나갈 거야,,

타인이 뭐라고 평가해도 무시할 거야.

남한테 평가받을 내가 아니거든..

이런 생각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면 어떨까?

나 역시도 어린 시절부터 살아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족의 병환으로 고생도 했고, 외로운 시간들을 견디며 살아야만 했다.

한때는 하늘을 보며 원망도 해보고, 왜 남들은 탄탄대로의 길로 잘 가는데, 나만 비탈진 길에 가시밭길일까?

남들은 운도 좋고 빽도 좋아서 하는 일마다 잘 풀리는데.

다들 나보다 행복한 얼굴로 살아가는데,,

등 많은 생각과 고민을 안고 살아왔다.

그래서일까?

지금은 웃는 일이 없어도 일부러 웃는다.

설거지 하면서도, 옷을 입으면서도 거울을 보면서 한번 씩 웃어본다.

지금의 삶 자체를 견디는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서 말이다.

사실 남과 함께 재밌는 이야기를 하거나,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는 것도 행복하겠지만, 스스로 미소를 보이는 내 모습을 보며 행복하다.

내 스스로 강한 에너지를 심어 주면서 말이다.

인간은 행복해서 웃기도 하겠지만, 웃으면서 행복해진다.

우울하기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하겠지만, 화를 내면 우울해진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다.

그리고 강한 바이러스를 갖고 싶다.

누가 뭐라고 해도 무너지지 않을 바이러스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들 때 일수록 더 웃어야 한다.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희극’이라고 말했다.

힘든 시간, 힘든 일도 멀리서 내려다본다면 쉽게 나갈 출구가 보일 것이다.

웃어서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오늘도 내 감정의 주인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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