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물었다. "박 박사님, 요즘 리더십 관련 글 많이 쓰시던데 혹시 주변에 누구를 생각하고 쓰시는 건 아니죠?"
나는 답했다. "그럴 리가요? 옛날 철부지 리더 시절의 저를 떠올리며 쓰는 글이에요."
나는 이전 직장에 차장급 연구원으로 입사해서 이듬해 부장급 연구원이 되었고, 곧이어 프로젝트 리더를 맡았다. 얼마 안 있어 랩장이란 보직을 맡았으며 이듬해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 모든 일들이 불과 5년 만에 이뤄졌다. 매년 보직이든 직급이든 하나는 바뀌었다.
몸에 날개를 단 듯 올라간 임원 자리는 3년을 채우지 못했다. 갑자기 커진 권한을 적시 적소에 쓰지 못했고 몸에 밴 일벌레 DNA를 버리지 못한 채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준비되지 않은 자리는 고스란히 책임으로 돌아왔다.
그때 몸으로 겪은 성공과 실패를 글로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때 그 시절의 나에게 보내는 채찍이기도 하다. 리더십 관련 책도 많이 보지만 공부해서 쓰는 글은 왠지 불편하다. 잘 써지지도 않을뿐더러 나 스스로 와닿지 않는다. 나한테 와닿지 않는 글을 독자분들께 내놓을 수는 없다.
그리고, 리더를 꿈꾸는 젊은 분들께 내 글을 통해 간접 경험의 기회를 드린다는 의미도 있다. 물론 전문가분들이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쓴 좋은 책들도 많다. 거기에서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살아있는 이야기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이론 못지않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글이 리더를 꿈꾸는 분들에게 교과서 옆 참고서 정도의 역할이라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도 그런 생각으로 글을 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