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젊은 나이에 리더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부쩍 커진 권한의 달콤함에 빠져 함께 커진 책임을 망각하는 것이다. 갑자기 주어진 권한의 의사봉을 함부로 두들기다가 결국 무리수를 두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를 업계 용어로 '조로 (早老)'한다고 한다.
누군가를 승진을 시키는 이유는 그 사람의 좋은 역량을 좀 더 큰 물에서 활용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합당한 크기의 권한과 책임이 주어진다. 회사 입장에서는 일종의 베팅을 하는 것이다. 성공하면 큰 이익이 따르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적지 않은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성공에 대한 보상만큼이나 큰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게 된다.
문제는 승진한 사람이 이러한 배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즉, 처음 접해본 수준의 권한이 신기한 나머지 책임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마구 월권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회사에서는 투자에 실패한 격이 되고 바로 손절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발탁 승진을 시키는 건 회사의 고유 권한이며 또한 유능한 사람을 위한 좋은 제도임에 틀림없다. 다만 너무 어린 나이에 리더의 자리에 올랐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첫째, 리더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부하 직원들을 이전보다 더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소홀한 모습을 보이거나 함부로 대한다면 연상인 부하 직원들은 "어린 나이에 견장을 차더니 변했구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리더에게서 등을 돌리게 되고 리더 옆엔 아무도 남지 않게 된다.
둘째, 리더는 부서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본인은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조직의 비전을 만들고 신사업을 창출해야 한다. 그것이 회사에서 바라는 것이다. 승진하기 전과 같이 실무에만 매달리면 부서원들과 다를 바가 없다.
셋째, 리더는 승진하기 전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최고 경영진과 소통할 기회가 많아지고 조직을 대표해서 외부에 의견을 제시할 때가 생긴다. 이때 경영진을 잘 설득하고 외부에 오해 없이 회사 상황을 잘 전달하려면 현재 조직의 상황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공부하고 고민해야 한다.
임원 인사철이면 어김없이 언론에 등장하는 단골 표현이 '최연소 임원'이다. 그만큼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다. 당사자는 업무의 무게에 시선의 무게까지 더해지면서 표현할 수 없는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그럴수록 평정심을 갖고 낮은 곳에서 이전보다 더 열심히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