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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드퓨처 Aug 21. 2022

사장님만 모르는 구인란의 이유


가끔 가던 식당에서 가족과 저녁 식사를 했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사장님 혼자 홀 서빙과 주방 일까지 모두 커버하고 있었다. 주문한 요리를 한참이 지나 내오시더니, 늦어서 죄송하단 말과 함께 본인의 넋두리를 시작했다. 요즘 일할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해서 사람을 구하려면 보수를 많이 줘야 하고 그래서 장사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며칠째 혼자 일하는 중이라고 했다. 사장님의 얼굴이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을 정도로 정말 힘들어 보였다.

   

나와서 생각해보니 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그 큰 식당에서 사람을 못 구해 사장님 혼자 일을 한단 말인가. 그런데 근처 다른 식당들에선, 일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사장님 혼자 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일반화할 수 없는, 이 식당만의 문제가 아닐까? 평소 그 식당의 모습을 떠올려봤다. 사장님과 일하시는 분들과의 소통이 썩 원활해 보이지 않아 보였다. 약간 명령조의 어투였던 것 같았고, 그런 분위기는 일하시는 분들의 불친절한 태도로 이어졌다.  


그렇다. 그 식당만의 문제였다. 고임금에 사람 구하기 힘들다는 공통의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 다른 식당들은 모두 사람을 구해 정상 영업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장님의 위기 대응 노력과 인적 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조직에서 유사한 문제를 경험하리라 생각된다.  우리 회사엔 사람이 잘 안 올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우리 회사는 무엇이 문제일까를 생각해봐야 한다. 내면의 문제를 인정하려면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이것이 두려워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향하게 한다면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식당 사장님이 문제가 내부에 있음을 인정하고, 소통 스킬과 조직 관리 개선 및 식재료 유통 개선 등의 노력을 한다면 어떨까? 적어도 혼자 식당 전체를 커버할 일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요즘 대퇴사의 시대라고 한다. 떠나는 사람들을 탓하기 전에 우리 회사의 문제가 무엇인지 냉철히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그 답은 떠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소통에 문제가 없었는지,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충분히 공유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고충에 귀 기울였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가는 사람 안 잡는다는 진부한 논리로 일관한다면 혼자 일하는 사장님과 다를 바가 없 된다.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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