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마치 문명의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나는 인스타그램이라는 신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코로나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온라인 세상은 그야말로 미지의 영역이었다. 휴대폰은 그저 전화 걸고 받기, 가끔 문자나 보내는 데에만 사용하던 나에게, 이 새로운 디지털 세계는 마치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져 일으킨 파도처럼 일상을 마구잡이로 흔들어 놓았다.
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때, 화면을 터치하는 손끝이 얼마나 떨렸는지 지금도 생생하다. 손에 익지 않은 터치스크린과 작은 글씨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고, 팔로워 숫자가 10명에서 100명으로 늘어날 때마다 그게 그렇게 신기하고도 뿌듯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디지털 세상의 빙산의 일각일 줄은 몰랐다.
내가 한때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전화 통화와 문자 보내기가 전부였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지금의 나는 그야말로 "디지털 진화론"의 주인공이다. 이제는 스마트폰 한 대로 세상을 다 품고 사는 기분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픈방 채팅톡을 확인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저녁에는 유튜브,인스타 영상 편집에 몰두하는 나날들. 50대 중반의 나이에, 점점 더 흐릿해지는 눈으로 작은 글씨를 쳐다보며, 나 자신과 끝없이 싸워가며 배워가고 있다.
SNS라는 온라인 세상은 나에게 끊임없는 도전과 배움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상처들은 때로는 깊었고, 눈물도 흘렸으며, 멘탈을 붙잡고 버텨야 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좋아요 숫자에 일희일비하던 때도 있었고, 무심코 달린 댓글 하나에 마음을 다치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있다. 왜냐하면, 이 과정이야말로 나의 새로운 삶의 방식이자, 또 다른 나를 발견해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주름살보다 팔로워 수가 더 많은 사람들의 세상에서, 어떻게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지 그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려 한다. 내 이야기 속에는 아마도 여러분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이 녹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이들에게는 작은 위로와 응원이 되길 바라며, 지금 이 자리에서 첫 장을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