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 왜 온 걸까? 여행이 필요한 이유

by 행복해지리



1화. 비행기에서 내게 토한 그놈을 시작으로 조지아 여행기를 연재 중입니다.






조지아를 떠날 때가 다가온다.

퇴장 전에 로컬 시장 한번 구경해야지.


Station Spuare에 위치한 현지 시장으로 향한다.

간단한 아침을 먹기 위해 가판빵을 구경하는데 빵보다 더 눈길을 끄는 사장님.

카메라를 들이대도 도도한 표정을 유지하고 호기롭게 모델이 되어주는 여유가 멋있다. ✦‿✦


가판빵집 사장님, 흡사 잡지 모델 같으심
다양한 향신료들, 우리나라로 치면 고춧가루나 참깨 같은 걸까?
배워보고 싶은 조지아 글자




기념품이 가장 저렴하다는 현지 시장이었지만 막상 특별히 사고 싶은 게 없었다.

최근에는 조지아 물가가 비싸져서 더 메리트가 없을 수도 있겠다.

구경하는 재미로 만족하기로.

각종 향신료, 이름 모를 곡물들, 발바닥을 뽐내는 자극적인 생닭 진열까지 두루 살펴보고 시장을 빠져나왔다.



어서 와 조지아 시장은 처음이지? 라고 닭발이 말한다.
한창 시장 구경이 신날 나이 ㅋ






트리니티 대성당으로 향한다.

지금까지 본 유서 깊은 성당들과 달리 최근 건축물이다.

현재 트빌리시 최고의 랜드마크 역할을 담당한다.


물 안 나오던 첫 트빌리시 숙소에서 바라본 트리니티 대성당
나리칼리 요새에서 바라본



트리니티 성 삼위일체 대성당 თბილისის სამების საკათედრო ტაძარი


조지아 사람들은 인구의 약 85%가 조지아 정교회를 믿는다.

성당과 수도원을 방문할 때 남성은 반바지와 모자 차림은 삼가야 한다. 여성의 경우 머리에 스카프를 둘러야 하는데 관광지화 된 큰 성당 입구에 비치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난 종교가 없지만 성당에 들어설 때면 조지아 사람들의 신앙심이 전해져서 저절로 숙연해진다.

그들처럼 초를 꽂아 두 손을 모아 예의 바른 인사를 남겼다.



트리니티 대성당 (MRX8+3H8, Tbilisi, 조지아)
초에 불을 붙이고 기도하는 조지아 성당
조지아 정교회의 특징인 포도나무 십자가
조지아 성당에는 의자가 없다. 모두 서서 미사를 드린다고 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곳에 왔을까?


여행이 필요했다.

이곳에 오기 전, 여행에 필요한 시간을 가불하기 위해 한동안 정신없이 일만 해야 했다.

덕분에 출발 직전에 가장 너덜너덜한 몸 상태로 조지아에 들어왔다.

리조트에서 먹고 자는 일정이 아니니 여행 내내 이동하고 걷고 또 걸어서 피로는 계속 누적 상태였다.

(실제로 여행 끝나고 돌아와서 목과 등에 심하게 담이 걸려서 울면서 응급실을 찾았고 일주일 넘게 고생을 했다.)

그럼에도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다.

사진에 남아있는 내 표정을 보면 느낄 수 있다.


무척 생기있는 중입니다 ( •︠ˍ•︡ )




여행이 필요했다.

내게 여행은 배출이다.

아무리 좋은 영양소를 섭취해서 노폐물이 쌓이기 마련이다.

사랑스러운 남매를 키우며 겪는 일상은 분명 대체불가결한 행복이지만 어쩔 수 없이 소화되지 못한 감정의 노폐물들이 쌓이고 있었다.


배출이 필요했다.

조지아라는 낯선 곳에 나를 두고 비워나갔다.

덕분에 조지아를 떠날 쯤 충분히 가벼워졌고, 새로운 일상을 채울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제 고마운 조지아를 떠난다.



잠깐, 내 여행은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

보너스 트랙, 이스탄불로 이어진다. 커밍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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