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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해지리 Jul 13. 2023

내 자식은 1등급 일거라는 헛된 기대







 (자식) 문해력은 5학년 상위 몇 % 일까?





다.

상위 몇 %


아이 성적에 욕심이 많지만 막상 남들만큼 사교육을 시키지 않기 때문에 늘 평가에 목마르다.

얼마나 하고 있는 건지, 지금 하는 집공부가 제대로 인지, 부족하거나 뒤처지지 않는 건지 늘 궁금하고 불안하다.

'내 (자식) 문해력은 5학년 상위 몇% 일까?'라는 문구에 낚였다.

고민 없이 구입해서 남매에게 들이밀었다.

엄마에게 물들었는지, 아님 본인들도 자기 실력이 궁금했는지 남매는 호기롭게 문제지를 받아 풀기 시작했고 결과는 쏘쏘였다.



초5 아들 문해력 1회 점수 80점, 등급 2등급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어왔고 지금도 자발적으로 책 읽기를 즐기는 아들이다.

악착같이 아들과 같은 책을 읽고 독서 대화를 하며 자연스레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왔던 엄마다.

여적 소신껏 국어 문제집을 풀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의 문제집이 문제를 만들기 내기 위해 억지스러운 문항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꼭 필요한 공부만 시키고 놀 시간을 확보해주고자 한 육아방침도 한몫했다.


암튼,

자발적인 책 읽기와 자연스러운 독서 대화 만으로 아이 문해력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그간의 개똥철학을 검증하는 평가라 생각하니 사뭇 긴장됐다.


채점 시간

시작은 가볍게 동그라미, 동그라미, 옳지 동그라미를 그리다가 사정없이 사선을 날리 때는 마음이 쓰렸다.

총 채점 결과는 80점

나쁘지는 않았으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솔까 1등급에 준하는 점수를 기대했었는데 실망도 있었다. 

(아이에게 티 내지 않으려고 애썼으나 효과는 모르겠다.)


책 읽는 아이로 자라게 하겠다고 아등바등하던 시간이 옳았다고 증명하고 싶었다.

학원 없이도 문제집 한번 풀리지 않고도 문해력이 탄탄하다고 자랑하고도 싶었다.

어쩌면 지금껏 워킹맘으로 살면서도 애면글면 집공부한 시간을 높은 점수로 보상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여러 감정이 뒤섞여 점수는 탐탁지 않았다.


그래서 난 눈 가리고 아웅 전술을 펼쳤다.

덤벙거리는 아들의 성격을 들먹이며 틀린 문제를 한번 더 확인해 볼 것을 요구했고 다시 한번 채점을 했다.

2차 채점 결과는 92점.

그제사 맘에 들었다.

자기 만족을 위해 점수를 조작(?) 했다.



분명 80점을 맞았는데 틀린 문제를 다시 풀게 하고 92점으로 조작했다.
다시 풀게해도 틀리는 건 또 틀리더라



나도 안다.

아무짝에 쓸모없는 수작이라는 것을.

하지만 허튼짓이라도 해서 처음 점수를 고쳐 쓰고 싶었다.





고등학교 교사다.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현실 부정형 부모님들 종종 경험한다.

중학교까지 점수 퍼주기식 시험 성적에 익숙하다가 변별을 위해 어렵게 출제된 고등학교 내신 시험지에 크게 당황하신다.

그리고는 과거 초등시절 우리 아이가 얼마나 훌륭했고 공부 잘하던 아이였는지 옛 기억을 늘어놓으며 현재 성적을 애써 외면한다. (현재를 즉시 하셔야 합니다, 어머니)

또는 현재 아이의 상태를 진단하고 어떤 부분을 보완할지 고민하기보다는 낮은 점수를 학교와 학원 탓을 하시는 경우도 있다. (공부를 제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 ̯•̀ ) 


내가 무엇이 다를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수작을 할 시간에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겠구나 정신을 차렸다.



아이가 틀린 문제를 살펴보니 비슷한 패턴을 갖고 있었고 보충이 필요하겠다 싶어 시간 여유가 있는 방학을 이용해서 풀어보려고 교재를 구입했다.

아들도 성적 욕심이 있는 편이라(공부를 하는 것과 별개의 문제지만) 방학에만 국어 문제집을 푸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지금 막으면 호미로 막을 수 있다.

크게 터져 가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기 전에 점검했음을 감사히 여기자.


혹시 내 아이의 %가 궁금하다면 풀어보시길 추천한다.

총 30문항 3회분이 들어있고 해설과 채점표가 유용했다.


당신의 아이는 상위 몇 % 일까?




[EBS 문해력등급평가 문제 소개와 국어영역에 대비한 공부방법은 블로그에 자세히 남깁니다]





[초등 남매와 함께하는 집공부를 소개하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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