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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해지리 Apr 08. 2024

엄마! 나는 행복한 아이야

생색내기 육아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해서도 이렇게 집밥을 차렸단다.
얘들아, 감사히 맛나게 먹으렴!


아들 딸아, 일하는 엄마 아빠가 주말에 쉬지 않고 자전거 타러 같이 가니 얼마나 좋니
고맙지?


너네가 옷 쇼핑을 원체 싫어하니깐 엄마가 혼자서 다녀왔어.
엄청 고맙지? 와서 입어만 봐.



당연한 걸 뭐 이리 생색을 내나 싶으시죠.

저는 육아를 하며 생색을 많이 냅니다.  

저녁 밥상을 차려주며, 주말에 자전거 타러 나가면서, 아이들 봄옷을 사 와서 늘 공치사를 합니다.

부모가 아이들을 챙기는 일을 당연한 일이지요.

맞아요, 당연히 아이들을 정성껏 보살피고 살뜰히 챙겨야 합니다.

하지만 내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과 그것을 해내 대우받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억지로라도 부모가 잘하고 있는 걸 드러내고 인정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부모의 보살핌을 당연하게 여기는 아이와 감사하게 여기는 아이, 이 태도에 따라서는 결괏값이 많이 바뀝니다.


어떤 아이는 부모의 보살핌과 애씀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러니 누리는 것들에 대한 만족이 없고 오히려 더 받지 못한 불평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요즘 부모들이 전보다 더 많이 주려하고, 깊게 헤아리려 노력하죠.

그런데 아이들은 친구 누구는 어떤데, 저쩐데 하며 비교하고 만족 없이 투덜거립니다.

아무리 자식이라도 마음과 공을 몰라주니 참 야속한 마음이 듭니다.  


반면,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은 아이가 있습니다.

지금 누리는 부모의 관심과 혜택이 당연하지 않고 고마워할 줄 아는 아이들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감사한 마음을 지니는 것만으로 아이가 행복해집니다.

정신 승리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실제로 감사함을 느낄 때 측두엽 중 즐거움과 관련된 쾌락 중추에서 도파민, 세로토민, 엔도르핀과 같은 행복호르몬이 발생합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인해 분비된 행복호르몬은 심장박동과 혈압을 안정시키고 근육을 이완시켜 편안한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니 부모가 공치사를 해서라도 아이들이 지금의 평온과 일상에서 누리는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감사함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생로병사의 비밀 방송 캡처



생각하기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평소에 연습해 주세요.

일상 대화를 통해 어렵지 않게 작은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이끌 수 있습니다.  


먼저 부모의 수고를, 평범한 일상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 누리는 것이 마땅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수고에 대해 감사할 줄 알도록 적당한 공치사가 필요합니다.  

감사함을 강요하면 안 됩니다.

부담을 주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가벼운 농담처럼 부모의 사사로운 공을 아이에게도 알리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연습시키세요.

차려진 밥상에 감사함을 표하면 준비한 부모도 기분이 좋습니다.

화사한 아이의 봄 옷을 선물했을 때 감사하며 입어주면 얼마나 뿌듯하겠어요.

부모 역시 평소 아이의 작은 도움, 배려하는 마음에도 감사함을 꼭 표현해 주세요.

자연스럽게 아이도 배웁니다.


자기 전에 오늘 감사한 상황을 찾는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부터 하루 중 작지만 감사한 일을 떠올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숙제처럼, 딱딱한 분위기에서 억지로 하는 감사 대화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자기 전에 나누는 가벼운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감사한 일을 녹여내시면 됩니다.

아이들은 연습이 필요하니 부모가 많이 시범을 보이세요.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들도 본인의 일상에서 감사 회로를 돌리게 되는 날이 옵니다.

 


요즘  딸아이가 잠들기 전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엄마!
나는 정말 행복한 아이야.
엄마가 저녁에 일찍 퇴근해서 우리랑 같이 밥 먹고, 주말에는 놀러도 자주 가잖아.
나는 우리 집에 태어나서 행복해.


부족한 점이 왜 없겠습니까.

워킹맘이라 아이들은 어린아이가 하교 후 곧바로 집에 오지 못하고 태권도 학원에 가야 합니다.

집과 학교가 멀어서 엄마가 출근하는 길에 학교에 데려다주고 가기 때문에 선생님보다 교실에 먼저 도착합니다.

요리 못하는 엄마라서 늘 비슷한 메뉴, 어설픈 솜씨를 발휘하는 밥상이 차려집니다.

그럼에도 이 모든 걸 당연하게 여기지 않도록,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대화합니다.


(아들) 학교까지 먼 길인데 엄마가 늘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엄마) 엄마 늦지 않게 일찍 일어나 줘서 고마워.
(딸) 엄마 오늘 아침 내가 좋아하는 멸치주먹밥 만들어줘서 고마워.  


살펴보면 오늘의 일상도 감사함 투성입니다.

하지만 내 삶에는 없는 거 같으실까요?

오늘 하루를 쥐어짜보세요.

감사함 한 방울 정도는 나올 겁니다.

그 한방울을 시작으로 조금씩 일상에서 감사함을 느끼는 상황을 늘리고, 아이들에게도 감사함을 경험시켜 주세요.


당연한 것을 감사할 줄 알아야 아이의 삶이 행복합니다


그럼 오늘부터 감사 대화 1일 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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