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카톡보기를 돌같이 하는 딸.
그녀의 스마트폰을 수신은 없고 오직 본인이 필요할 때만 발신하는 아이다.
가끔은 톡으로 간단히 대화하면 편한데 도통 보지를 않으니 종종 답답하기도 하다.
그런 아이에게 온 카톡이라니.
엄마 나 태권도장에서 높이뛰기했는데 맨 결승전까지 가서 공동 2등 했어!! 두둥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키가 작아서 늘 2-3살은 손해 보는 아이다.
태권도는 올해 3월부터 돌봄 교실에 가지 못해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터라 배움도 짧았다.
같은 시간대에 있는 언니 오빠들과 섞여서 진행한 높이뛰기였고 처음으로 해보는 몸 쓰기라 겁이 났더란다.
그런데 공동 2등을 해서 아이는 종일 흥분상태였다.
"엄마 기적이야.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어. "
"왜,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
"당연히 안될 거라고 생각했거든. 다 언니 오빠들이었고 다들 키가 크니깐. 난 작잖아. 그리고 높이뛰기는 정말 처음이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 근데 내가 공동 2등이라니. "
"안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떻게 2등을 하게 된 거야? "
"안 해보고 포기하기는 싫었어. 그래서 먼저 하는 언니들을 봤지. 그래고 한번 해보니깐 생각하는 것보다는 괜찮았어. 괜히 겁먹고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지 모야. 그래서 두 번째 부터는 열심히 했어. 그렇게 했더니 내가 공동 2등이 된 거야. 진짜 기분이 좋아. 완전 최고의 날이야. "
뭐든 처음은 어렵다.
해본 적이 없으니 겁도 나고, 방법을 몰라 당황스럽다.
어떤 일이든 처음이란 필연적이다.
그 짜릿한 경험을 피해 갈지, 부딪혀 해낼지, 또는 해보고 실패할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피해 가면 그 순간을 넘어 다시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해봤지만 실패했다면 다음번에는 한번 시도해 봤던 경험으로 수월해질 테다.
두려움을 누르고 부딪혀 해냈다면 누구보다 짜릿한 성취감이 기다릴 것이다.
딸아이처럼.
아이가 그토록 기뻤던 건 두려움을 누르고 시도한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었을 것이다.
결국 마음이 한다.
다시 일상의 아이는 카톡을 자기 원할 때만 찾는다.
"엄마 나 유튜브 봐도 돼? "
필살기 하트도 잊지 않고.